계란 투척에 라바콘 항의까지…무더기 확진에 시민들 분노

"계란이라도 던져서 시민들의 억울함을 표현하고 싶네요.

"
2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광주 광산구 TCS 국제학교 건물에 날계란이 날아들었다.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아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 김모(65) 씨가 분노에 가득 차 던진 계란이었다.

한마음교회가 운영하는 이곳 TCS 국제학교에선 120여명이 합숙 교육을 받다 100명 넘는 학생과 교사, 신도 등이 확진됐다.

확진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들은 곧바로 김씨를 제지했다. 끌려가다시피 50m가량 떨어진 곳까지 밀려난 김씨는 잠시 경찰과 대치하면서 "계란이라도 던져서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게 해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건물 주변으로 더는 다가가지 못하게 되자 주변에 있던 라바콘(안전 고깔)을 확성기처럼 집어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고 중소 상인들은 죽을 지경에 처해 있다"며 "노고가 많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과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생각하면 이런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이에 앞서 광주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시민도 TCS 국제학교 건물 벽면에 장식된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믿으리라' 문구에 계란 4∼5개를 던졌다.

통제선이 설치되기 전인데다 경력도 투입되기 전이어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나 찾아왔다"며 "방역 지침을 잘 지키고 있는 많은 사람의 노고가 수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연장한 끝에 확산하던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다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대규모 확진 소식에 허탈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34) 씨는 "TCS 국제학교 확진으로 광주 전체 어린이집이 휴원을 한다고 해 당장 내일부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며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은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 역시 "확진자가 줄어들면 영업금지 조치를 완화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며 "곧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다시 대규모 집단 감염이라니 너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