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와 동행' 삼성…설 전에 1.3조원 대금 선지급

11개 계열사, 최대 2주 앞당겨
이재용 "삼성, 사회적 책임 다해야"
삼성전자가 오는 2월 10일까지 자매마을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사내몰을 운영한다. 직원들이 ‘설 맞이 온라인 직거래 장터’를 둘러 보고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계열사들이 협력업체 물품 대금 약 1조3000억원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설 명절을 앞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삼성은 27일 11개 계열사들이 협력업체들에 물품 대금을 당초 일정보다 빨리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참여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이다.대금 지급은 2월 8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회사별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협력회사들은 평월보다 최대 2주 먼저 대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금 조기 지급과 별도로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들의 자금 유동성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2005년부터 거래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4회로 늘렸다.

우수 협력사 임직원들에겐 별도 인센티브가 돌아간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소재와 부품 등을 납품하는 289개사 2만3000명의 임직원들에게 411억9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 ‘생산성’과 ‘안전’ 목표를 달성한 협력사 임직원이 지급 대상이다. 지난해 상반기 인센티브 365억3000만원을 합한 연 지급액은 777억2000만원에 달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19개 삼성 계열사는 오는 2월 10일까지 ‘온라인 직거래 장터’를 개설한다. 자매마을의 특산품과 농촌진흥청 협력마을 등이 공급한 농수산물, 스마트공장 지원업체가 생산한 공산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책임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지난 18일 법정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변호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