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무말 대잔치' 백악관 코로나 브리핑, 전문가들이 접수

파우치 등 모여 첫 화상 브리핑…"4주간 9만명 추가 사망" 암울 전망도
트럼프가 '살균제 인체 주입' 황당 제안하던 브리핑, 과학자들이 재개
미국 백악관이 2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험을 축소하고 살균제 인체 주입 제안을 하는 등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던 무대다.

이날 브리핑 마이크는 전문가들에게만 돌아갔는데 향후 4주간 9만명이 추가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첫 코로나19 브리핑을 열었다. 화상으로 진행된 브리핑에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등 전문가들이 줄지어 등장, 코로나19 대응 현황 및 백신 배포 계획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과는 딴판이었다.

당시에도 파우치 소장과 데비 벅스 전 백악관 조정관 등 전문가들이 브리핑에 참석했지만 마이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점하다시피했다. 전문가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급기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며 충격을 안겼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국민의 불안을 누그러뜨려야 할 브리핑이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내놓는 자리가 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일 브리핑을 주도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주장을 계속, 대통령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브리핑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브리핑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월렌스키 국장은 2월 20일까지 사망자가 47만9천명에서 51만4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월 22일 기준 약 42만명 수준이었던 사망자가 4주간 최대 9만명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이라는 걸 알지만 말하고 알아야 할 소식"이라며 "우리가 다 함께 행동한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대한 우려를 거론하면서도 백신의 효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제시, 불안 불식에 애썼다. 백악관은 코로나19 브리핑을 일주일에 3차례 열어 코로나19 확산 현황과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배포 상황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