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어떤 백신 접종받게 되나…백신 접종 Q&A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발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우선 공급
접종 거부시 마지막으로 순위 조정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8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다음달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백신 무료 접종사업을 시작한다. 2월 확정 공급 물량은 75만명분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감염된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가장 먼저 투여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오후 국내 도입부터 제품허가, 유통·보관, 접종방법 등 내용을 망라한 '일상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접종사업의 목표는 9월까지 국내 인구의 70% 접종을 완료해 11월 중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다.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장은 "코로나19 사망자를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11월까지 집단형성을 목표로 하는 예방접종을 2월부터 차례대로 시행한다"며 "합리적 방역 목표와 형평성을 고려하고 빈틈없는 관리로 안전한 예방접종을 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얼마나 들여오나


백신은 일단 다음달 75만명 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현재 한국이 선구매 계약한 물량은 5600만명분으로, 국내 전체 인구 100% 수준이다. 예비 물량으로 노바백스와 추가 2000만명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별 공급량과 시기는 아스트라제네카 1~3분기내 1000만명분, 얀센 2~4분기 내 600만명분, 화이자 3~4분기 1000만명분, 모더나 2~4분기 2000만명분, 코백스 1000만명분이다.

이 중 2월 중 도입 확정된 75만명분(150만회분)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코백스 공급분 추가 여부가 주중 확정될 예정이다. 코백스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물량을 받을 예정이나 아직 종류와 물량, 공급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이에 따라 당장 1분기 중 접종이 가능한 백신 물량만 보면 100만명분이 채 안되는 셈이다. 식약처는 2월 둘째 주 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코백스 공급 물량이 결정되면 신속 접종의 필요성을 살펴 일주일 이내 특례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개별 백신 허가 전 코백스를 통해 조기에 도입되는 백신은 WHO 긴급사용 승인 현황을 참고해 특례수입 절차로 국내에 도입될 수 있다. 특례승인 과정에서 식약처-질병청 합동으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안전성과 효과성 등에 대해 검증한다.

나는 언제 접종받을 수 있나

검사자에게 안내하는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처음 접종되는 만큼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중앙감염병전문병원)에 마련한 중앙 예방접종센터에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의료진을 중심으로 예방 접종을 우선 시행키로 했다. 이후 의료진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 권역별 거점 예방접종센터를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선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에 추가로 설치한다.

1분기에 백신 접종을 받는 코로나19 의료진은 5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이 어떤 백신을 접종받게 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분기부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

1분기에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원환자·입소자, 종사자 등 78만명을 대상으로 한 접종도 시작된다. 접종은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하되 요양시설 내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는 방문 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3월 중순부터는 중증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과 119 구급대, 검역관, 역학조사관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등 약 44만명도 접종을 받는다. 접종센터는 기존에 마련된 4곳 외에 시도별로 1곳 이상이 추가돼 총 21곳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별 자체 접종도 가능하다.

정부는 이밖에 외교나 중요 경제활동으로 급히 출국해야 하는 경우 관련 부처 승인을 거쳐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분기부터는 65세 이상 약 850만명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장애인 거주·이용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약 90만명이 접종받는다. 또 의원과 약국 등에 근무하는 의료인과 약사 약 38만명도 2분기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3분기부터 만성질환자와 성인(19∼64세)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행되고, 4분기부터는 2차 접종과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이 진행된다.

정부는 앞서 50~64세도 우선접종 권장 대상으로 고려했으나 최종 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접종을 거부한 사람은 접종 순위가 마지막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누리집(https://nip.kdca.go.kr)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신, 골라서 접종할 수 있나

다양한 백신이 순차적으로 들어옴에 따라 접종 대상군별로 해당 시기에 들어오는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 본인이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를 테면 다음달 가장 먼저 접종을 받는 의료진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이다. 의료진 외에 고령자들에게도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접종 대상군이어도 후순위로 배치한다는 계획이어서 특정 백신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둔 셈이다. 정부는 예방접종심의위원회 검토를 통해 백신·플랫폼별 공급량과 특성, 안전성과 유효성, 부작용 발생 사례 등을 고려해 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백신 별로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 등일 생기면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제도'를 통해 보상 받을 수 있다. 증명서류를 관할 보건소에 제출하면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가 보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100% 면역이 형성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준칙은 그대로 준수해야 한다.

백신 접종은 어디서 받나

코로나19 백신 냉동 보관소 점검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장소는 백신의 종류에 따라 예방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으로 구분한다. 접종 대상자는 정부 지정안내에 따라 정해진 기관에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접종하는 예방접종센터는 전국에 약 250개를 설치한다. 예방접종센터는 초저온 냉동고 설치, 이상반응 관찰, 동선 분리 및 거리두기가 가능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자가발전시설,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갖춘 공공시설 중심 대형 실내체육관 또는 대강당 등을 활용한다.

바이러스백터 백신을 접종하는 위탁 의료기관은 약 1만개다. 기존의 인플루엔자 등 국가예방접종 참여 의료기관 중 지정기준을 충족하고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교육을 이수한 의료기관을 위주로 선정한다.

정부는 예방접종 의료인력을 우선 지자체에서 지역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확보하고, 중앙에서도 인력 수급 상황에 따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의정공동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유통은 해외에서 제조해 국내로 수입되는 경우 국내 공항으로 수송해 육상 이동차량으로 인도하고 반출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통관리체계 운영을 맡아 백신별 콜드체인 관리를 진행한다.

백신 보관에 필요한 초저온 냉동고 약 250대와 접종에 필요한 주사기 약 8000만개 등은 질병청에서 지원 및 공급할 예정이다. 유전자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의 경우 냉동 유통이 필요하다. 화이자는 냉동 상태로 6개월, 모더나는 냉장 상태로 1개월 보관할 수 있다.정은경 단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제조사별로 보관·유통 조건이 다르고 접종장소가 다양하므로 백신 국내 도착 후 접종 시까지 빈틈없는 관리를 하겠다"면서 "철저한 유통보관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