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급식에 모기기피제 뿌린 교사 엄벌해달라" 靑청원

피해 아동 부모, 가해 교사 엄벌 촉구 청와대 청원
"늦게 발견됐다면 아이들 목숨 잃었을 것"
"아무것도 모르고 밥 먹은 아이 코피 20분 쏟아"
사건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동료 교사와 원아 급식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액체를 넣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산 가운데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이 해당 사건 피해 아동의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27일 청원글을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아동은 총 17명으로 고작 5~7세밖에 되지 않았다"며 "늦게 발견됐다면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경찰 입회하에 보게 된 CCTV 영상은 충격적이었다"며 "가해자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아이들의 급식에 액체와 가루를 넣고는 손가락을 사용하여 섞었고, 기분이 좋다는 듯 기지개를 켜며 여유로운 몸짓까지 보였다"고 했다. 이어 "범행에 대한 초조함은 찾아볼 수 없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범행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원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 심지어 밥과 반찬을 더 달라는 아이들 영상을 보며 부모들은 이미 일어난 일인데도 먹지 말라며 소리를 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급식을 먹은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며 "20분 넘게 코피를 흘린 아이, 어지럼증에 누워서 코피를 흘리는 아이도 있다. 급식을 먹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알레르기 지수가 14배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청원인은 "가해자는 교사 신분으로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반성도 없이 어떻게든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버젓이 CCTV에 범행 사실이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의 교사 직위해제가 억울하다며 사건이 검찰에 송치도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변호인단을 꾸려 직위해제 취소 신청을 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청원인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 교사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파면돼 다시는 교직으로 돌아올 수 없도록 강력한 조치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교사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 유치원생들이 먹을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유치원 CCTV에는 교사가 앞치마에 약병을 들고 다니며 급식과 물, 간식에 액체를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이 액체는 모기 기피제, 계면활성제 등으로 먹었을 때 즉시 의사의 진찰이 필요한 화학물질로 드러났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