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반란' 지지한 미 정치권…"시장이 더 평등해져야"

워런 "부자들이 증시를 카지노처럼 다뤄", 카나 "기술의 힘으로 금융 민주화"
로빈후드 등의 게임스톱 개인매수 제한에 공화 의원도 비판…청문회 지지 의견도
미국에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반란으로 불리는 '게임스톱 사태'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유력 의원들도 일제히 개미들의 편에 서서 공매도를 일삼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들의 게임스톱 거래를 막은 주식거래 회사들을 공격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야후뉴스 등에 따르면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 "게임스톱 거래에 당황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개인 카지노처럼 갖고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비용을 치르게 했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른 금융 규제기관들이 잠에서 깨 자기 일을 할 때가 한참 지났다"면서 "민주당이 이끄는 의회와 새 행정부에서 그들이 할 일을 하게끔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 카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성명을 내 "이번 사건은 기술의 힘이 금융기관들에 대한 접근권을 민주화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시장에서 더 많은 규제와 평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나 의원은 "월가는 21세기 미국의 승리를 도울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대신, 이 회사를 박살내고 직원들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기 위해 주식을 공매도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며 "이 나라의 미래는 모든 경제 분야에 걸친 접근성과 평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로빈후드 등 일부 주식거래 플랫폼이 최근 폭등한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의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이 정치권의 분노를 초래했다. 이런 조치를 통해 개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것만 가능하지만, 헤지펀드는 여전히 매수와 매도가 모두 가능하다는 사실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일으킨 모양새다.

카나 의원은 "이러한 조치는 월가의 억만장자 트레이더에게만 유리하고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진영의 스타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헤지펀드는 마음대로 거래할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만 막은 로빈후드 앱의 결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인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트윗을 공유하면서 "완전히 동의한다"고 적었다.

크루즈 의원은 로빈후드가 2016년 올린 '사람들이 거래하게 하라'는 트윗을 인용하면서 로빈후드의 이날 조치를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몇몇 헤지펀드가 게임스톱을 공매도 타깃으로 삼은 데 반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뭉쳐 이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 1,700% 이상 주가를 폭등시켰다. 이로 인해 헤지펀드들이 엄청난 손실을 내고 게임스톱 주식에 대한 공매도 포기를 선언해 큰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