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쉽고 청약통장 필요없는 아파텔…신고가에 억대 프리미엄

아파트 대체제로 여겨지며 매매시장·분양시장에서 인기
오피스텔이지만 아파트처럼 설계된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이 매매·분양 시장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오피스텔 전용면적 180.31㎡는 지난달 31일 역대 최고가인 31억5천만원(4층)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7월 27일 같은 면적이 27억8천500만원(15층)에 매매된 것보다 3억6천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단지 전용 79.86㎡도 지난달 12일 16억5천만원(5층)에 거래돼 지난해 9월 비슷한 면적(79.04㎡)의 거래가격인 15억원(6층)보다 1억5천만원 올랐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아파텔인 '목동 파라곤' 전용 103.71㎡도 작년 10월 처음 16억원(11층)에 거래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18일 16억9천500만원(19층)에 매매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용 95.24㎡도 지난달 16일 15억6천5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같은 달 9일 기록한 14억5천만원보다 1억1천500만원 뛴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전용 84㎡가 10억원이 넘는 아파텔이 속출하고 있다. 하남시 학암동 '위례 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84.61㎡는 지난달 처음 10억원을 넘었고, 이달 초 11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이어 매매가는 지난 15일(8층)과 23일(29층)에 역대 최고가인 12억5천만원에 이르렀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힐스테이트 일산'과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에스클래스'도 지난달 전용 84㎡가 각각 10억4천만원, 10억3천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방 2∼3개와 거실, 주방 등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를 갖춘 아파텔은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대출과 청약 등 각종 규제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분양가도 낮으며 보유하더라도 무주택자로 인정되면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대출 규제도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투기과열지구 40%·조정대상지역 50%만 가능하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고 9억원 초과분은 LTV가 20%다.

반면, 오피스텔은 시세에 관계없이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아파텔은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설과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이점을 바탕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규제가 센 아파트의 대체재로 부각되며 인기가 치솟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텔의 인기는 분양 시장에서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고등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 단지인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은 최근 청약 결과 평균 23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 같은 단지 아파트 평균 청약률(64대 1)의 약 4배에 달했다.

특히 100실 미만으로 분양해 계약 직후 전매가 가능한 3단지는 83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현재 이 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1억5천만원에 형성돼있다.

이 단지 인근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비싼 가격에 분양됐음에도 분양권 매수 문의가 꽤 들어온다"며 "보통 초피(초기 분양권 프리미엄)가 제일 저렴하니 계약금 납입이 끝나고 나면 프리미엄이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전용 59㎡ 이상인 주거용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34.3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36.3대 1)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