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시누이가 내 전 남친과 결혼한다고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 교제했던 연인을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면, 그 순간이 가족들끼리 인사를 받는 자리였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A 씨는 스무살에 100일 정도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와 재회했다. 남편의 누나, 형님의 결혼 상대를 소개받는 자리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 사장님이었는데, 나이차도 많이 났지만 잘해주셔서 만나게 됐어요. 어릴 때니 제 또래 친구들이 눈에 들어와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고, 그 후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스무살, 처음 사귄 남자친구였지만 A 씨와 전 남자친구가 열렬한 사랑을 한 건 아니었다. 반면 A 씨 남편의 누나는 진심으로 그의 전 남자친구를 좋아했다. 모바일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놓는가 하면, 최근엔 결혼 의사까지 밝혔다.

A 씨는 예비 아주버님인 전 남자친구와 결별 후 한 번도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당혹스러운 재회에 "괜히 죄를 지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제가 먼저 말해야 하나"라고 고민을 온라인에 털어 놓았다. 무엇보다 A 씨의 고민은 자신의 고백으로 혹여나 결혼이 깨질 경우 벌어질 후폭풍이었다. 시댁 식구들에게 그 원망을 받을 자신이 없다고. A 씨는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사귀다 헤어졌으면 참 좋을거 같은데, 진짜 형님이 결혼하면 어떡해야 하나"라고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A 씨의 고민에 "누구에게든 먼저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숨겼다가 나중에 밝혀졌을 때 후 폭풍을 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어릴 때였고, 교제 기간이 짧은 만큼 스킨십을 진하게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다만 후폭풍을 고려해 "숨길 수 있다면 죽을 때까지 숨겨라", "남편 역시 고백을 들으면 찜찜할 것", "10년 전에 스치듯 만난 사람이라면 모른척 하는 게 답"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면 법알못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는 이 일에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과거 교제했던 연인을 가족 상견례에서 만난다면?

누구나 풋풋한 연애의 경험은 있기 마련입니다. 연애가 이루어져서 결혼까지 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별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대부분 사람에게 순수하면서도 가슴이 아픈 아련한 추억입니다.

결혼 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사연과 같이 우연히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혼사유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혼인 이후 발생한 사실에 대해서만 논할 수 있고, 혼인전의 사유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입니다.
결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상대방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결혼 전 다른 이성과의 결혼 여부, 장기간의 동거 사실은 혼인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결혼 전에 그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결혼한 경우 혼인취소사유나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사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지 않나요?

결혼 전 연애 사실은 극히 내밀한 사생활에 해당합니다.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도 모두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배우자나 가족에게 숨기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면 우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3자의 이야기처럼 하고 이러한 이야기를 배우자에게 들려주면 어떨까요?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남편의 마음을 먼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것입니다. 만약 배우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안심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될 것이고 만약 배우자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불편해한다면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듣게 되는 배우자나 가족의 입장이라면 사례자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므로 과거의 일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출처: 이인철변호사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x9A9Q7CDI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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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