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카카오모빌리티, 새 투자자 구글·칼라일 '탑승'

'몸값 3조' 모빌리티 프리 IPO

구글측이 카카오에 투자 제시
칼라일과 3000억 규모 전망
2~3주내 거래 마무리 될 듯
사진=연합뉴스
구글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약 3000억원을 투입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발행하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구글이 글로벌 PEF와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구글과 손잡는 글로벌 PEF로는 칼라일이 유력하다. 구글이 약 1000억원, 칼라일이 약 2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카카오모빌리티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3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거래는 2~3주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구글은 자회사 웨이모가 투자 주체로 나선다. 웨이모는 구글 내 자율주행사업부로 출범해 2016년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분리됐다. 지난해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실탄을 쌓았다. 주요 국가에서 선두권 모빌리티 업체와 협업해 자율주행과 연관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는 구글이 보유한 자율주행 부문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향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플랫폼의 필수 요소다. 이동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카카오T 앱 하나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2015년 3월 택시호출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로 사업부를 분사해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전동킥보드, 셔틀버스, 주차장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앱에 추가했다. 지난해 3월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시범 운영하는 등 자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칼라일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차량호출 분야에서 점유율 약 80%로 압도적 1위 사업자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카카오T의 이용자 수는 2700만 명에 달한다. 칼라일은 국내에서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는 글로벌 PEF 중 한 곳이다. 지난해 KB금융에 약 4000억원을 투자했고, 현재 CJ그룹이 보유한 국내 2위 베이커리 뚜레쥬르 인수 협상도 마무리하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금 유치는 2017년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미국 TPG, 한국투자파트너스, 일본 오릭스캐피털 등으로부터 50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3년여 만에 기업가치는 두 배 이상 뛰었다.

모빌리티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모빌리티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어 티맵모빌리티를 출범했다. 티맵모빌리티가 3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투자 유치전에는 다수의 국내외 PEF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다 금지법’ 통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며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쏘카는 지난해 6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쏘카는 대리운전, 온라인 중고차 판매 등 신규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