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3월 한미연합훈련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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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방안 연합사와 조율"…북, '3년전 봄날' 조건 중단 제시
전작권 맞물려 수위 조절도 난감…남북·북미관계 더 꼬일 수도 3월 초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3년 전 봄날로 되돌리려면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가운데 국방부는 시행 방안을 한미연합사령부와 조율 중이다.
앞으로 연합훈련 일정과 참여 인원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북한의 반발 등 갈등 수위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감도 제기된다.
◇ 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 9일간 예상…FOC 검증평가 동시진행 여부 촉각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군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을 시행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며 "전반기 연합 지휘소훈련을 어떻게 시행할지 연합사와 긴밀하게 협의·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이 전반기 연합훈련 시행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을 3월 초에 2부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부는 4일간, 2부는 5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훈련 수준과 참여 인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유동적이다.
군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조정됐던 규모를 희망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그 정도 규모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전반기 훈련 때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기로 한미가 전격 합의할 경우 규모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군 장병들에게 백신이 접종되고 있어 일부 해외 증원 요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측은 전반기 훈련 때 FOC 검증평가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미측은 '조건'이 더 갖춰져야 한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서 장관이 지난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에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입장 조율이 시급해서다.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 내에서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확립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훈련을 통해서 작전계획을 숙달하고, 유사시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언어와 문화 뿐 아니라 싸우는 방식도 다른 양국 군이 손발을 맞추려면 정례적인 연합훈련은 필요하다고 군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연합훈련 역사를 보면 1954년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한 포커스렌즈 연습이 시작이었다.
6·25전쟁 당시 36만여 명을 파병한 미국이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되자 철수를 본격화했고, 유엔사는 철수에 따른 안보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리고 한미 양국 군의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목적으로 1954년부터 연합연습을 시작했다.
이후 포커스 레티나, 프리덤 볼트, 팀스피릿, 연합전시증원(RSOI)연습, 키리졸브(KR) 및 프리덤가디언(FG)연습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이어졌다.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연합훈련 중지 및 유예 방안이 나왔고, 이후 키리졸브와 프리덤가디언 등은 폐지됐다.
2019년 키리졸브를 대체해 '동맹 19-1' 훈련이 처음 시행됐으나 이후 '동맹'이란 명칭도 사라졌다.
지금은 상반기 및 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이란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연합훈련의 일차적인 목적은 북한 도발을 막고 격퇴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라 지휘통제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실제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기 시행하는 연합 지휘소훈련은 실병(實兵) 기동훈련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일본의 주일미군사령부, 하와이 태평양군사령부를 C4I(지휘통제통신) 체계로 연결하면 지리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시뮬레이션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연합사 작전센터(Operation Center)가 평택에 구축됐다.
◇ 북한, 연합훈련 중단 요구…국방부 "군사공동위서 협의할 수 있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연합훈련 중단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연합훈련을 자신들의 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
2000년 9월 제주에서 열린 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때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의 발언에서 그런 인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당시 김일철은 제주공항에서 조성태 국방부 장관과 같은 승용차의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회담장인 서귀포 중문단지로 향하는 75분 중 상당 시간을 '주한미군과 미국의 대북 단독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김일철은 "북남이 신뢰를 구축한다고 해도 남쪽에는 미군이 있지 않으냐, 남쪽에서 대규모 연합훈련도 한다.
미국이 남한을 제치고 단독으로 우리를(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조 전 장관은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한 걱정은 상호 불가침과 영토 존중 등이 포함되는 대미 국교 정상화를 통해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수교하려면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의 개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연합훈련을 양해한다고 하면서도 내심 '수위조절'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2018년 3월 김정은 위원장은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특사단의 방북 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연합훈련 문제와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 실장이 소개한 바 있다.
남북 문제 주무 부서인 통일부도 연합훈련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출로를 열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요구한 연합훈련 중단 문제와 관련 "심각한 군사적 긴장으로 가지 않도록 우리가 지혜롭고 유연하게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면서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선) 한국 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북쪽의 시각도 유연하게 열려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군 당국은 난감한 입장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들은 올해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과 맞물려 있어 예년처럼 규모가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시행되길 바라는 눈치다.
올해 연합훈련에서 FOC 검증 및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 연도 확정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이인영 장관이 간담회에서 유연한 해법을 언급하면서도 "우리의 전시작전권 환수 관련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정부의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전반기 연합훈련 때 FOC 검증 및 평가가 시행될 경우 해외 미군의 훈련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럴 경우 그간 축소 조정됐던 훈련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북한의 반발로 남북·북미관계가 더 꼬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감도 제기된다.
이런 전체적인 사정을 감안한듯 서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기본합의서에 명문화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 호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군사공동위에서 북한이 우려하는 연합훈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자는 것이다. 서 장관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부터 남북군사공동위를 구성하면 연합훈련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나 역시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작권 맞물려 수위 조절도 난감…남북·북미관계 더 꼬일 수도 3월 초로 예상되는 한미연합훈련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3년 전 봄날로 되돌리려면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가운데 국방부는 시행 방안을 한미연합사령부와 조율 중이다.
앞으로 연합훈련 일정과 참여 인원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북한의 반발 등 갈등 수위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감도 제기된다.
◇ 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 9일간 예상…FOC 검증평가 동시진행 여부 촉각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군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을 시행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며 "전반기 연합 지휘소훈련을 어떻게 시행할지 연합사와 긴밀하게 협의·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이 전반기 연합훈련 시행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을 3월 초에 2부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부는 4일간, 2부는 5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훈련 수준과 참여 인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유동적이다.
군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조정됐던 규모를 희망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그 정도 규모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전반기 훈련 때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기로 한미가 전격 합의할 경우 규모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군 장병들에게 백신이 접종되고 있어 일부 해외 증원 요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 측은 전반기 훈련 때 FOC 검증평가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미측은 '조건'이 더 갖춰져야 한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서 장관이 지난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에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입장 조율이 시급해서다.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 내에서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확립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훈련을 통해서 작전계획을 숙달하고, 유사시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언어와 문화 뿐 아니라 싸우는 방식도 다른 양국 군이 손발을 맞추려면 정례적인 연합훈련은 필요하다고 군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연합훈련 역사를 보면 1954년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한 포커스렌즈 연습이 시작이었다.
6·25전쟁 당시 36만여 명을 파병한 미국이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되자 철수를 본격화했고, 유엔사는 철수에 따른 안보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리고 한미 양국 군의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목적으로 1954년부터 연합연습을 시작했다.
이후 포커스 레티나, 프리덤 볼트, 팀스피릿, 연합전시증원(RSOI)연습, 키리졸브(KR) 및 프리덤가디언(FG)연습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이어졌다.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연합훈련 중지 및 유예 방안이 나왔고, 이후 키리졸브와 프리덤가디언 등은 폐지됐다.
2019년 키리졸브를 대체해 '동맹 19-1' 훈련이 처음 시행됐으나 이후 '동맹'이란 명칭도 사라졌다.
지금은 상반기 및 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이란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연합훈련의 일차적인 목적은 북한 도발을 막고 격퇴하는 데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라 지휘통제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실제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기 시행하는 연합 지휘소훈련은 실병(實兵) 기동훈련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일본의 주일미군사령부, 하와이 태평양군사령부를 C4I(지휘통제통신) 체계로 연결하면 지리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시뮬레이션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연합사 작전센터(Operation Center)가 평택에 구축됐다.
◇ 북한, 연합훈련 중단 요구…국방부 "군사공동위서 협의할 수 있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연합훈련 중단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연합훈련을 자신들의 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
2000년 9월 제주에서 열린 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때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의 발언에서 그런 인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당시 김일철은 제주공항에서 조성태 국방부 장관과 같은 승용차의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회담장인 서귀포 중문단지로 향하는 75분 중 상당 시간을 '주한미군과 미국의 대북 단독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김일철은 "북남이 신뢰를 구축한다고 해도 남쪽에는 미군이 있지 않으냐, 남쪽에서 대규모 연합훈련도 한다.
미국이 남한을 제치고 단독으로 우리를(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조 전 장관은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한 걱정은 상호 불가침과 영토 존중 등이 포함되는 대미 국교 정상화를 통해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수교하려면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의 개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연합훈련을 양해한다고 하면서도 내심 '수위조절'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2018년 3월 김정은 위원장은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특사단의 방북 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연합훈련 문제와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 실장이 소개한 바 있다.
남북 문제 주무 부서인 통일부도 연합훈련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출로를 열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요구한 연합훈련 중단 문제와 관련 "심각한 군사적 긴장으로 가지 않도록 우리가 지혜롭고 유연하게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면서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선) 한국 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북쪽의 시각도 유연하게 열려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군 당국은 난감한 입장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들은 올해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과 맞물려 있어 예년처럼 규모가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시행되길 바라는 눈치다.
올해 연합훈련에서 FOC 검증 및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 연도 확정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이인영 장관이 간담회에서 유연한 해법을 언급하면서도 "우리의 전시작전권 환수 관련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정부의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전반기 연합훈련 때 FOC 검증 및 평가가 시행될 경우 해외 미군의 훈련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럴 경우 그간 축소 조정됐던 훈련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북한의 반발로 남북·북미관계가 더 꼬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감도 제기된다.
이런 전체적인 사정을 감안한듯 서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기본합의서에 명문화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 호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군사공동위에서 북한이 우려하는 연합훈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자는 것이다. 서 장관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부터 남북군사공동위를 구성하면 연합훈련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나 역시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