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항렬은 역사의 뒤안길로…막 내린 범현대家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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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몽'자 2세대로 경영권 승계 속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선'자 3세대로 이동 중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별세함에 따라 '영(永)'자 항렬을 쓰는 현대가 창업 1세대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현대가 1세대 6남 1녀 가운데 '왕회장'으로 불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2001년 타계한 데 이어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2005년),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2005년),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2006년), 정희영 여사(2015년) 등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 '왕회장'이 일군 현대 신화…1세대 막내려
현대의 신화를 일군 창업 1세대는 장남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서 시작됐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을 남긴 정주영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일어나 1946년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들을 설립하면서 현대를 국내 재계 서열 1위로 끌어올린 한국 근대화의 일등공신이었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8년 직접 소 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해 방북하는 등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에도 주력했다.
다만 별세 1년 전인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이 벌어지며 거대 그룹은 쪼개졌다.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형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를 일궜으나 1977년 한라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독립했고 이 과정에서 형과 숱한 갈등을 빚었다. 3남인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은 1969년 현대건설에서 독립한 현대시멘트를 이끌었다.
'포니정'으로 불린 4남 정세영 명예회장은 1957년 현대건설로 입사한 뒤 1967년 초대 현대차 사장에 취임해 32년간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으며 자동차 수출 신화를 이뤄냈다.
그는 1999년 장조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자동차 부문 경영권을 넘기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아들 정몽규 HDC 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1세대 중 마지막으로 작고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1958년 8월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조카며느리 현정은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결국 패했다.
5남 정신영씨는 30대 초반인 1962년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고, 유일한 여동생이자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2010년 별세)의 부인인 정희영 여사는 2015년 별세했다.
◇ 범현대家 '몽'자 2세대→'선'자 3세대로
범현대가는 2000년대 초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며 '몽(夢)'자를 쓰는 2세대로 넘어간 데 이어 현재는 '선(宣)'자를 쓰는 3세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그룹이다.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0년 동생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적통' 자리를 두고 벌인 '왕자의 난' 끝에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 갈라서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품질 경영을 기치로 내세워 현대차그룹을 재계 2위로 일으켰으며, 작년 10월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운전대를 넘겨받은 아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기에 맞춰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총괄대표 및 현대카드 브랜드부문 대표,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2006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가 3세 중 가장 먼저 회장 직함을 달았다.
차남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다.
4남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은 1990년 작고했으며, 아들로는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사장과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이 있다.
고 정몽헌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차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 장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도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7선 국회의원 출신인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도 현재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 중이다.
7남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8남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은 아직 일선에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들이 경영한 그룹들도 아직 2세가 그룹 경영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경우 1997년 말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정인영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원 회장이 취임한지 1년 만에 그룹이 해체됐다.
정몽원 회장은 2008년 현대차그룹의 도움으로 만도를 다시 사들이며 그룹 재건에 성공했다.
1962년생인 '포니정'의 장남 정몽규 HDC 회장은 범현대가 2세대 중 가장 왕성하게 대외 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3선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은 정·재계 인맥이 화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몽규 회장은 재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 HDC를 모빌리티그룹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됐다. 전날 별세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경우 이미 KCC는 큰아들인 정몽진 회장이, KCC글라스는 둘째인 정몽익 회장, KCC건설은 셋째인 정몽열 회장이 나눠 맡으며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밖에 성우그룹은 정순영 명예회장이 1997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며 몽선(현대시멘트 회장), 몽석(현대종합금속 회장), 몽훈(성우전자 회장), 몽용(현대성우홀딩스 회장)씨 등 4명의 아들이 계열사 경영권을 승계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선'자 3세대로 이동 중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별세함에 따라 '영(永)'자 항렬을 쓰는 현대가 창업 1세대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현대가 1세대 6남 1녀 가운데 '왕회장'으로 불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2001년 타계한 데 이어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2005년),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2005년),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2006년), 정희영 여사(2015년) 등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 '왕회장'이 일군 현대 신화…1세대 막내려
현대의 신화를 일군 창업 1세대는 장남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서 시작됐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을 남긴 정주영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일어나 1946년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들을 설립하면서 현대를 국내 재계 서열 1위로 끌어올린 한국 근대화의 일등공신이었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8년 직접 소 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해 방북하는 등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에도 주력했다.
다만 별세 1년 전인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이 벌어지며 거대 그룹은 쪼개졌다.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형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를 일궜으나 1977년 한라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독립했고 이 과정에서 형과 숱한 갈등을 빚었다. 3남인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은 1969년 현대건설에서 독립한 현대시멘트를 이끌었다.
'포니정'으로 불린 4남 정세영 명예회장은 1957년 현대건설로 입사한 뒤 1967년 초대 현대차 사장에 취임해 32년간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으며 자동차 수출 신화를 이뤄냈다.
그는 1999년 장조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자동차 부문 경영권을 넘기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아들 정몽규 HDC 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1세대 중 마지막으로 작고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1958년 8월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조카며느리 현정은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결국 패했다.
5남 정신영씨는 30대 초반인 1962년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고, 유일한 여동생이자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2010년 별세)의 부인인 정희영 여사는 2015년 별세했다.
◇ 범현대家 '몽'자 2세대→'선'자 3세대로
범현대가는 2000년대 초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며 '몽(夢)'자를 쓰는 2세대로 넘어간 데 이어 현재는 '선(宣)'자를 쓰는 3세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그룹이다.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0년 동생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적통' 자리를 두고 벌인 '왕자의 난' 끝에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 갈라서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품질 경영을 기치로 내세워 현대차그룹을 재계 2위로 일으켰으며, 작년 10월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운전대를 넘겨받은 아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기에 맞춰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총괄대표 및 현대카드 브랜드부문 대표,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도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2006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가 3세 중 가장 먼저 회장 직함을 달았다.
차남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다.
4남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은 1990년 작고했으며, 아들로는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사장과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이 있다.
고 정몽헌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차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 장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도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7선 국회의원 출신인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도 현재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 중이다.
7남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8남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은 아직 일선에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들이 경영한 그룹들도 아직 2세가 그룹 경영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경우 1997년 말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정인영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원 회장이 취임한지 1년 만에 그룹이 해체됐다.
정몽원 회장은 2008년 현대차그룹의 도움으로 만도를 다시 사들이며 그룹 재건에 성공했다.
1962년생인 '포니정'의 장남 정몽규 HDC 회장은 범현대가 2세대 중 가장 왕성하게 대외 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3선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은 정·재계 인맥이 화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몽규 회장은 재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 HDC를 모빌리티그룹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됐다. 전날 별세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경우 이미 KCC는 큰아들인 정몽진 회장이, KCC글라스는 둘째인 정몽익 회장, KCC건설은 셋째인 정몽열 회장이 나눠 맡으며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밖에 성우그룹은 정순영 명예회장이 1997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며 몽선(현대시멘트 회장), 몽석(현대종합금속 회장), 몽훈(성우전자 회장), 몽용(현대성우홀딩스 회장)씨 등 4명의 아들이 계열사 경영권을 승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