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조달 나선 네이버, 최대 7천억 회사채 발행

대규모 투자실탄 조달을 예고한 네이버가 최대 7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외화채권 발행도 준비 중임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을 마련할 전망이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월 말 국내에서 최대 7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조만간 채권 만기와 희망금리 등 구체적인 조건을 정하고 투자자 모집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채권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네이버의 채권 발행은 2015년 11월(1500억원) 이후 약 5년2개월 만이다.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올 들어서만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업체인 미국 왓패드 인수(6600억원)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 지분 매입(49%·4118억원)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 주식 교환을 통해 CJ ENM(지분율 4.99%)·스튜디오드래곤(6.26%)·CJ대한통운(7.85%)의 주요 주주가 된 지 석 달 만에 또다시 과감한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설립한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업을 새 먹거리로 육성하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도 대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3월 이사회를 열어 채권 발행계획을 승인한 뒤 주관사 선정 등 본격적인 자금 조달 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글로벌시장을 무대로 삼은 만큼 적어도 5억달러(약 5600억원)어치 이상을 목표 금액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첫 외화채권 발행인 만큼 투자 수요 모집과정에서 네이버에 대한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평판이 드러날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반기 안에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