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경쟁하고 가르치고…스스로 진화하는 AI

인공지능 어디까지 발전했나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이세돌의 1승은 인공지능(AI)을 상대한 인간의 마지막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2017년 중국의 커제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전패한 뒤 인공지능 학계에서 나온 말이다. 그 뒤로 4년이 흘렀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어디까지 왔을까.2021년 가장 주목받는 AI 기술은 ‘생성적 AI’와 ‘자기지도학습’이다. LG AI연구원도 이 기술을 상당 부분 활용하고 있다.

‘생성적 AI(Generative AI)’는 인공지능이 텍스트와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 원리는 2014년 이언 굿펠로가 소개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이다. 이는 실제 데이터와 유사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생성자’와 만들어진 것을 평가하는 ‘판별자’가 끊임없이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며 완벽성을 추구해나가는 방식이다. 진짜와 가짜의 싸움을 통해 진짜 같은 가짜를 복제하는 ‘딥페이크’가 이런 원리로 생산된다.

‘자기지도학습(self supervised learning)’은 데이터 라벨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기존 AI 학습은 심각한 한계가 있었다.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라벨링(고양이 사진이면 고양이라고 입력해주는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식과 입력에 의존한 것 이다. 반면 자기지도학습은 입력된 데이터의 일정 부분으로 입력값의 다른 부분을 예측하면서 스스로 학습해나가는 개념이다. AI가 AI를 가르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기지도학습은 데이터 라벨링 등 AI의 작동에 필수로 여겨지던 노동집약적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