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깬 기득권인데"…박영선·나경원 女가점 갑론을박

여야가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여성후보 가산점을 둘러싼 논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선주자에 버금가는 여성 거물 정치인이 대거 등판하면서 애초 당내 기반이 없는 신인과 여성과 청년, 장애인 같은 정치적 약자와 소수를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많이 벗어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본인 득표의 10%를 가산으로 받는다.

국민의힘은 각각 예비경선 20%, 본경선 10%씩 여성가산을 주도록 했는데, 서울의 나경원·부산의 이언주 예비후보가 대상이다.

이들 3명 모두 대중적 인지도를 갖췄다.세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 수를 모두 합하면 10선이다.

특히 박 후보와 나 후보는 나란히 대변인과 원내대표를 지내 잠재적 대권주자로도 분류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두 사람이 오히려 다른 여성과 신인 후보에게 "가점을 양보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가점이 경선의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논란이 뜨겁다.

역설적으로 당내에서 여성 가산점 제도에 가장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사는 또 다른 여성 서울시장 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다.조은희 후보는 나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여성 가산점을 받지 말자고 제안했다.

본인이나 나 후보나 이미 "유리천장을 깬 기득권"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제도의 문제"로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숙향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장은 31일 여성가산제의 취지를 강조하면서 사실상 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김 위원장은 조 후보를 향해 "가산점 포기 말씀은 얼핏 듣기에 멋지게 들리기는 하지만 여성 당원들과 정치신인, 아직도 사회에서 여성이기에 불이익을 당하는 분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범여권 진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박영선 경선후보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여성 가점과 관련해 "경선 룰을 당이 원칙적으로 가져가느냐의 문제"라면서 "룰이 하나의 개인으로 인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서울시장에 도전한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지역구 선거에서는 여성 가산이 필요하다"면서도 "인지도가 입증된 후보들이 도전하는 광역단체장 경선은 다르다.가산점으로 이겼다고 본선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