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잇단 효능 논란…식약처, 내일 자문결과 공개

독일, 이탈리아서 고령자 접종 금지
국내에 150만명 분 공급 예정
식약처, 내일 자문결과 공개
유럽에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효능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령층에 대한 임상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유럽 각국에서는 고령층의 접종을 불허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을 확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허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제품명 ‘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의 효과·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는 2월1일 발표될 예정이다.현재까지 고령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금지한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이며 프랑스에서도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약청(EMA)은 29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권고했고 EU 집행위원회는 이 권고를 받아들여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세 번째 코로나19 백신이다.

개별 국가에 따라서는 고령층의 접종을 꺼려하고 있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예방접종위원회는 지난 27일 고령층에 효과적이라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미만에만 투여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30일(현지시간)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다만 AIFA는 54세까지 성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5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선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이상균 공장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자료=한경DB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9일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에 거의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60∼65세 연령층에는 권유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가 확보한 초기 결과"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자체 보건 당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여부를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55세 이하 성인만을 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도 지난해 12월 8일 랜싯에 게재된 임상 결과 자료에서 노인 감염과 관련한 유효성 자료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들이 제기하는 효과성에 대한 의문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임상시험 데이터 최신 자료에 따르면 자사 백신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효과를 나타냈다"고 반박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도 "노인들에게도 젊은층에게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매우 강력한 항체가 형성됐다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도 바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안전·효과성 평가 회의를 열고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외부 전문가 3중 자문’ 절차를 마련해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의 자문만 거쳤지만, 코로나 관련 약물은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과 최종점검위원회의 자문을 추가했다.
사진=연합뉴스
관심 받는 부분은 고령자에 대한 효과성 여부다. 이 백신은 고령층의 임상시험 참여자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와 식약처 역시 65세 이상 고령자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별도로 분석하고 있다. 식약처는 오는 1일(내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만 18세 이상 성인에 1차 접종(0.5㎖) 했다가 4~12주 후 2차 접종(0.5㎖)하는 내용으로 허가신청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르면 내달 중 150만명 분이 국내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받는 백신 역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가 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2월 둘째 주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