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캡틴' PD "소속사 출신 배제? 억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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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캡틴' 연출 최정남 PD"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모님들이 더 열정적으로 임해주셨어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더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따뜻한 성장 담은 오디션 프로그램 선 봬
지난 1월 21일 Mnet '캡틴'이 우승자 송수우를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그동안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부모님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아이들의 간절한 꿈과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부모님들의 절절한 헌신이 '캡틴'에 오롯이 담기면서 경쟁보다 성장이 더 돋보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다. '캡틴' 연출을 맡은 최정남 PD는 본인이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보다 더욱 세심하게 자식의 꿈을 지지해주는 모습을 보며 "달라진 세상을 느낄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참가자들에게 애정이 담긴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이승철, 제시, 소유, 셔누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종방연을 하지 못해 "한 분 한 분 직접 연락을 드리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는 최 PD는 "몇 달 동안 함께했던 친구들, 부모님 모두 '캡틴'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특히 '프로듀스' 사태로 '오디션 명가' Mnet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출범한 '캡틴'이라는 점에서 부담감도 남달랐을 터. 그럼에도 최 PD는 "이전과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외부적인 상황보다는 오디션이라는 포맷, 이를 통해 새로운 스타를 만드는 과정이 완전히 새롭지 않다보니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사실 부모님의 수준이 따라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프로젝트인데, K팝에 대한 부모님의 관심과 수준이 상당했어요. 매주 음악방송 모니터를 하고, 신인들이 나오면 각 멤버의 포지션이나 팀의 콘셉트를 분석하고 디테일하게 알고 계시더라고요."부모님과 함께하는 오디션이었기 때문일까. 지금의 Mnet을 만든 '슈퍼스타K' 시리즈의 독설가로 유명했던 가수 이승철도 '캡틴'에서는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줬다. '언프리티랩스타'에서 "디스이스 컴피티션"(This is Competition)을 외쳤던 카리스마 래퍼 제시 역시 눈물까지 보이며 참가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철 심사위원은 본인이 딸을 가진 부모의 입장이라 출연하신 부모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어요. 주변에서도 영상을 보여주며 '얘가 끼가 있니?', '가능성이 있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제안했을 때 정말 흔쾌히 함께한다 해주셨어요. 제시 심사위원은 10대 때 혼자 한국에 와서 롤러코스터같은 시간을 겪었어요. 자신의 경험이 생각나서 아이들에게 더욱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소유, 셔누 심사위원도 마찬가지고요. 단순히 '합격', '불합격'만 말해줘도 되는데, 다양한 감정을 정확히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탈락을 하더라도 따뜻한 탈락이었죠."
그럼에도 '캡틴'의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투표를 진행했던 한 앱사이트에서 집계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캡틴'은 최종 TOP7까지는 심사위원의 선택으로 결정되지만, 최종 1위는 온라인 응원 투표, 생방송 문자 투표가 합해져 결정됐다. 하지만 온라인 응원 투표를 담당했던 사이트 중 하나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 결국 '캡틴' 제작진은 해당 사이트에서 나온 수치를 백지화했다. 공교롭게도 이 과정에서 순위 변동도 있었다. 매 방송마다 온라인 응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조아영이 최종 4위로 밀렸고, 심사위원 점수 6위였던 송수우가 최종 1위로 올라섰다.
최 PD는 "이미 오염된 데이터를 투표 결과에 반영할 수 없었다"며 "온라인 응원 투표 TOP3 출연자와 부모님에게 동의를 구하고, 백지화했고 조아영과 어머님 역시 '모두가 동등하게 사표 처리가 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과를 보고 저 역시 놀랐다"고 말했다. "제작진 역시 이전까지 투표 결과를 보면서 유추했던 내용들이 있었는데,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순위가 계속 바뀌었어요. 마지막 회엔 한별 양과 수우 양, 양강 대결이 되더라고요."
일각에서는 소속사가 있는 몇몇 출연자를 의도적으로 제작진이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도 흘러나왔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후유증이 '캡틴'까지 이어진 것. 이에 최 PD는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조아영에 대해 "현장에서 조아영 모녀는 소속사가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속사가 있는 친구들의 부모님은 오히려 아이들을 잘 몰라요. 소속사에서 아이들을 모두 관리해 주니까요. 이 아이가 뭘 잘하는데, 어떤 게 약점인지 계속 봐주셨던, 소속사가 없는 부모님들이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조아영 양은 소속사가 있음에도 어머님이 굉장히 깊숙하게 케어해주셨고, 두 사람의 합이 잘 맞았어요. 아영 양도 '엄마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캡틴'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 되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 PD는 "아직 회사 차원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며 "아직 정리된 건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꿈을 지원하는 부모님과, 그 아이들이 얼마나 돈독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면서 이전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됐다는 의미를 전했다."부모님의 생각이 달라진 걸 보면서 시대가 변했다는 걸 느꼈어요. '중2병'이라고 하잖아요. 10대 아이들과 부모님이 그렇게 어울리는게 쉽지 않은데, 친구처럼 지내는 게 촬영을 하면서도 신기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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