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당시 '소주 무한리필' 업주, 코로나 폐업하며 "박근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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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근혜가 저질러 놓은 일 때문에 폐업"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탄핵되면 소주·맥주를 무한리필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한 자영업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폐업을 하면서 "박근혜 탓"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때 생각하면 치 떨려, 현 정부는 잘해"
1일 이 같은 주장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하는 것이 왜 박근혜 전 대통령 탓이냐"며 반발했다. 해당 업주는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8년간 유지해온 가게 폐업합니다' 제목의 글을 올렸다.
울산에서 해물포차를 운영하는 남성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말 그대로 8년간 해온 업장, 2월 초에 폐업한다. 코로나19 오고 딱 1년 버텼다"며 "더 이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접으려 한다"라고 했다.
그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 정말 많이 힘드실 거로 생각한다. 오후 5시에 오픈해서 새벽 5시까지 하던 가게인데 9시에 문을 닫으라고 하니 아무도 술 먹으러 오는 사람이 없다"라며 "울산 중심 상권에 있다 보니 다들 (일)마치고 술 한잔하러 오는 시간대가 7시부터 시작인데 9시에 나가라 하니 저 같아도 안 올 듯"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매달 월세 660만 원에 전기세·기타 공과금·직원 월급 등을 더 감당할 수가 없다"고 했다.
글쓴이는 "8년 동안 장사하면서 별의별 일 다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은 도저히 이겨내질 못했다. 세월호·메르스·고래회충·콜레라 파동도 다 버티고 잘 해왔었는데 이건 너무 세다"라며 "이 와중에 집합 금지 어기고 백 명씩 걸려대는 종교집단 자기들이 저지르는 짓 때문에 열심히 사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무슨 죄냐. 정부 방역수칙 지키는 사람만 호구인가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수고하셨다. 힘내시라", "저도 장사하는 처지라 정말 공감된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업주를 위로했다. 그런데 한 누리꾼이 "이분 닭X 탄핵 당시 소주 무한리필 현수막 거신 분 맞느냐"라고 댓글로 묻자, 글쓴이는 "맞다. 이게 다 닭X가 똥을 싸놓아서 그렇다"라고 답글을 달면서 논란이 됐다.
다른 댓글을 통해서는 "박근혜 정부 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지금 현 정부는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는 하야하라'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며 "나라 꼬라지가 이게 뭐냐"라며 "열불나는 가슴 안고 마음은 청와대에 몸은 이곳에 서빙하고 있다"고 적었다.글쓴이는 현수막을 통해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국민 말은 듣지 않고 최순실 말만 듣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헌법을 무시하고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권력을 갖다 바친 박근혜는 당장 하야해야 한다"면서 "시민 여러분 힘내시고 술이라도 싸게 드셔라. 소주, 맥주를 원가에 드리겠다. 저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의 시위이고 방법"이라고 했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