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비상 걸린 헤지펀드…'월스트리트베츠' 모니터링

사진=AP
'게임스톱' 주가 폭등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는 펀드가 속출하자 월가 헤지펀드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개미 투자자들의 온라인 게시판에 나오는 종목들까지 집중 모니터링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회사인 퀴버퀀트는 수백만(31일 현재 730만명) 투자자가 붐비는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을 분석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종목을 찾아내고, 언어처리를 통해 이들 종목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 퀴버의 제임스 카뎃츠크 최고경영자(CEO)는 "수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레딧 포럼에서 진행중인 토론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멜빈캐피털 등 게임스톱 주가 급등으로 '쇼트 스퀴즈'에 처한 헤지펀드들을 보면서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주 400%, 올들어 1600% 급등했다. 이에 많은 주식을 공매도했던 멜빈캐피털은 지난 달 자산(125억 달러)의 53%를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한 주식의 주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비싼 가격에 되사서 갚아야했기 때문이다. 멜빈캐피털뿐 아니라 시타델, 포인트72, 바이킹, 메이플레인 등도 커다란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의 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레딧 등 관련 게시판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레딧 관련 위험관리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브코비츠 전략가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금융시장에서 좀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중요하지 않았던 정보 소스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T는 과거 헤지펀드들은 투자할 대상들을 찾기 위해 기업 재무제표의 숨겨진 구석구석을 살피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개인 투자자를 앞서기 위해 온라인 게시판에까지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