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파월 의장, 이번 버블 터트리지 않을 것"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계기로 월가에 버블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커지는 버블 탓에 미 중앙은행(Fed)이 넘치는 유동성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제기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번 버블을 터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 30일자 'Powell Won't Pop This Bubble'기사에서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일부 사람들에겐 거품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Fed가 증시 상승을 가로막을 위험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S&P 500 지수가 4000 근처까지 급등하면서 뉴욕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은 20배 중반까지 치솟는 등 닷컴버블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게임스톱 주식도 한달만에 1600% 폭등하는 등 엄청난 투기와 가격 변동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거 목격됐던 버블의 특징과 유사하다.
WSJ은 "Fed는 과거엔 시장 거품을 다스리는 걸 권한 밖의 일로 간주했다"며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금융시장의 과잉에 대해서도 걱정해야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Fed는 아직까지 이번 버블 조짐에 대해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자산 버블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금융시장의 전반적 위험성은 보통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리가 지금처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 주가 상승폭도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WSJ은 "Fed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증시에서 생긴 일이 과거 버블 때처럼 경제적 초과 공급을 만들지는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9~2000년 닷컴버블 때는 기업들이 앞다퉈 IT에 투자해 과잉 투자가 타나났다. 버블 붕괴와 함께 시작된 자본지출 축소는 이후 경기 회복을 느리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주택과 관련 대출이 과잉 공급됐고, 경제 회복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과잉 공급이나 투자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장 상승에 대한 Fed의 대응은 (시장 붕괴가 경기 회복을 저해할) 위험을 수반한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백만명이 실업 상태이며 경제 회복은 느리다. Fed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WSJ은 "Fed는 증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최소한 걱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역사적으로 비싼 편이며, 경기 회복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 주식은 금세 더 비싸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한다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약화될 수 있다. WSJ는 "Fed 관계자들이 시장에 거품이 잔뜩 쌓여 있다고 언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일단 투자자들은 Fed와 많이 싸워야할 가능성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