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근로자 탄 승합차 뒤집혀 7명 사망…"과속·벨트 미착용"

동승자 5명도 부상…당진∼영덕고속도로 남세종 나들목 앞서 고속 추월
'제한속도 시속 40㎞' 크게 초과…"도로 위 빗금 그려진 안전지대 통해 나들목 진출"

1일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 방향 남세종 나들목에서 일용 건설근로자 등 12명을 태운 스타렉스 승합차 1대가 전복돼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해당 차량은 나들목 진출 직전에 앞차를 추월하는 등 과속하다 시설물을 들이받으면서 무게 중심을 잃고 뒤집힌 것으로 파악됐다.

◇ 남세종 나들목서 시설물 들이받고 전복…12명 사상
이날 사고는 1일 오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와 세종 금남면 경계 지역인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 방향 남세종 나들목(당진 기점 85㎞ 지점)에서 발생했다.

스타렉스 승합차 1대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나들목 도로를 빠른 속도로 돌다 연석과 도로변 왼쪽 시설물(하이패스 안내 표지판 기둥)을 들이받고 뒤집히면서 차량에 타고 있던 7명이 숨졌다.

동승자 5명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탑승자는 대부분 중국 국적으로,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새벽 전북 남원 지역 한 종합시설 신축공사 현장으로 가다가 비로 일감이 줄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종시 숙소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사망자 시신은 대전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는 대전 지역 주요 대학 병원 4곳에 분산 이송돼 치료 중이다.

◇ '과속·안전벨트 미착용' 피해 키웠다
승합차는 사고 현장인 남세종 나들목 진출 직전 앞차를 추월하면서 과속으로 내달렸다.

경찰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이날 오전 7시 13분께 전북 임실군 오수 나들목을 통해 순천∼완주고속도로를 달리다 당진∼영덕고속도로를 거쳐 남세종 나들목으로 빠져나오려 했다.

남세종 나들목 진출로 직전 승합차는 앞차를 과속으로 앞질렀다.

고속도로 본선과 나들목 도로 사이 안전지대(노면에 빗금이 그려진 곳)를 통해 나들목을 들어서야 할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남세종 나들목 램프(곡선) 구간 제한속도는 시속 40㎞인데, 이 속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경찰 등은 보고 있다.

제때 감속하지 못한 차량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나들목을 급하게 돌다 시설물 충격 후 전복됐다.

새벽에 내린 비로 노면은 일부 젖은 상태였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자들은 대부분 안전벨트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119 구급대원 출동 당시 일부 사상자는 아예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온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12인승인 차량 제원상 정원 초과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 경찰, 블랙박스 토대로 사고 경위 조사
소방당국과 도로공사는 인원 70여명과 차량 10여대를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오전 한때 통제됐던 남세종나들목 진입은 사고 이후 1시간 30여분만에 재개됐다.

세종시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시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주변 도로로 우회할 것을 안내하기도 했다.

경찰은 블랙박스·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