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인종주의'…뉴욕시 접종자 중 백인 48%, 흑인 11%

백인 인구 비율 32%에도 접종자 절반 차지
뉴저지·시카고 등에서도 비슷해…"극심한 격차 드러나"
미국에서 인종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차이 난다는 의심이 통계치로 드러났다.뉴욕시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개한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날까지 백신을 한 회라도 맞은 18세 이상 거주민은 약 48만7천여명이다.

이들 중 인종이 보고된 29만7천여명을 분류해보니 백인 48%(14만3천600여명), 아시아계(4만4천400여명)와 라티노(4만3천800여명) 각각 15%, 흑인 11%(3만2천900여명), 기타 10%(3만800여명)였다.

뉴욕시 전체 거주민 가운데 백인은 32%인데도 백신 접종자 중엔 48%나 됐다.라티노와 흑인은 각각 거주민의 29%와 24%를 차지하지만, 접종자 사이에선 15%와 11%에 그쳤다.

거주민 중엔 과반인데 접종자 중엔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데 그친 셈이다.

아시아계는 거주민 중 비중(14%)과 접종자 중 비중(15%)이 비슷했다.뉴욕시에 살지 않지만, 일터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뉴욕시에서 접종받은 16만5천700여명 중에 인종이 확인된 9만4천300여명을 분석해봐도 백인이 59%(5만5천700여명)를 차지해 비중이 높았다.

아시아계는 11%(1만700여명), 라티노와 흑인은 각각 10%(9천500여명)와 7%(6천100여명)였고 기타는 12%(1만1천700여명)였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할 극심한 격차가 명확히 드러났다"라면서 "(백신을) 불신하고 (접종을) 주저하는 큰 문제가 특히 유색인종들 사이에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인종에 따른 접종률 격차를 해소해나가겠다면서 "제1의 해결책은 (백신) 대량공급으로 백신접종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늘어나면 이들이 가족과 지인에게 정보를 전파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CNN방송은 지난달 30일 뉴욕시에서 유색인종이 주로 사는 지역에 설치된 백신 접종소에 정작 유색인종보다 외지에서 온 백인이 더 많이 주사를 맞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종에 따른 접종률 격차가 전국적 현상이라고 짚었다.

뉴저지주(州)의 경우 접종자 중 백인이 48%에 달하고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흑인은 접종자 중엔 3%에 그친다.

시카고시도 접종자 중 백인과 흑인 비중이 각각 53%와 15%로 차이가 크다.NYT는 뉴욕시 성인 접종자의 약 40%인 26만3천400여명의 인종이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인종적 형평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