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관광청 "로봇이란 말은 100년 전 체코에서 탄생"

여러 차례의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상상 속의 이야기가 종종 현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로봇도 마찬가지다. 로봇이란 단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그 주인공은 체코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카렐 차페크다.

체코관광청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100년 전인 1921년 1월 카렐 차페크가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초연한 연극 '로봇'의 대본인 ''R.U.R. 로줌의 유니버설 로봇'(R.U.R. 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고 밝혔다.
로봇의 탄생 배경에는 화가였던 형 요제프 차페크가 있었다. 카렐 차페크는 형 요제프와 작품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는데 요제프는 그림을 그리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로봇이라고 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의 제안이 마음에 든 카렐 차페크는 이름을 확정하고 1920년 초반 원작을 쓰기 시작했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대량으로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희곡이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작가의 혜안은 인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음 해인 1921년 체코 국립극장에서 정식으로 공연이 열렸다.

폭발적 인기를 끈 이 공연은 그 후 약 6년간 지속됐고, 관람권은 암시장에서 팔리기까지 했다.

R.U.R은 상륙하는 곳마다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1921년 초, 연극은 독일 아헨, 폴란드 바르샤바, 미국 뉴욕 등지에서 상연됐다.

다음 해인 1922년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의 게릭 극장에서 막을 올렸고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우주 전쟁'의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에 의해 높이 평가됐고, 웰스는 차페크의 노벨상 후보 지명을 지지하기도 했다.

1939년 R.U.R은 영국 BBC의 첫 SF TV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로봇을 상상해낸 카렐과 요제프 차페크 형제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관광청은 그들이 자란 인구 1천500명의 작은 옛 탄광 마을 말레 스바토뇨비체를 소개한다.

형제는 유년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며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철도교통이 좋아 트레킹과 온천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다.

중앙광장에는 1734년 세운 바로크 가톨릭 성당이 있으며, 주변엔 7개의 용출 온천 샘이 있어 스파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 작은 도시는 '문학과 예술의 고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마을 중앙광장에 차페크 형제 동상이 세워져 있다. 체코관광청 관계자는 "로봇 탄생 100년을 맞아 차페크의 고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면서 "근교 파르두비체에서 열리는 장애물 경마대회와 '악마의 성경'이 소장된 브로모프 수도원 등 관광 매력이 산재한 곳이라 팬데믹 이후 꼭 방문해볼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