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논란'에 응답한 최태원 "작년 연봉 모두 반납하겠다"

1일 경기 이천 M16 준공식에서 밝혀
SK하이닉스 성과급 '연봉의 20%'로 결정
연봉 47% 받는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 못미쳐

사내게시판에 "성과급 산정 기준 불투명하다" 지적 쏟아져
최 회장, "안타깝다. 잘 풀어보자" 언급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공장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직원들을 위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에서 최근 불거진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과 관련해 "SK하이닉스에서 지난해 받은 것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기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은 30억원이다. 지난해 총 연봉과 성과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작년 상반기 기준 수령액은 17억5000만원이다. SK하이닉스 직원은 2만8800명이다. 30억원으로 가정하면 직원 한 명 당 10만원 좀 넘는 금액이 지급될 전망이다.최 회장이 이같은 뜻을 밝힌 건 최근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400%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연봉의 20% 수준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은 올해 '연봉의 47%' 수준 성과급을 받았다.

성과급 규모가 알려진 이후 SK하이닉스 사내게시판 등엔 "성과급 산정 방식을 공개해달라"는 직원의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파업도 불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나 미국 마이크론으로 이직을 준비하겠다"는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

최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성과급 관련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정해진 기준대로 성과급을 산정한 것이겠지만 불만이 나오는 것에 대해 잘 풀어보자"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