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16 공장' 완공…최태원 "더 큰 미래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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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에 16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아파트 37층 높이·축구장 8개 넓이
EUV 노광장비 등 투자비 20조
이르면 7월부터 양산체제로
최 회장 "용인 클러스터 출발점"
성과급 논란엔 "작년 연봉 반납"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과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 연결 방식으로 M16 팹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오른쪽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SK하이닉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A.25212345.1.jpg)
최 회장의 판단은 옳았다. 올 들어 D램 시황은 슈퍼 사이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때맞춰 M16이 완공됐다. 이르면 7월부터는 M16에서 최첨단 장비로 생산된 차세대 D램이 쏟아져 나온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A.25215305.1.jpg)
“어려울 때 과감한 선택이 결실로”
SK하이닉스는 1일 M16 준공식을 열었다. 숫자 ‘16’은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 순서를 뜻한다.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CEO), 하영구 SK하이닉스 선임사외이사 등 16명만 현장에 참석했다.이날 최 회장의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는 게 SK 임직원의 공통된 평가다. 최 회장은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부터 2015년 M14~16 투자 계획 발표, 2018년 M16 착공 결정까지 ‘선택의 시간’을 여러 차례 맞이했다.최 회장은 준공사에서 그간의 고뇌와 M16의 의미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요즘 반도체 ‘업사이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M16은 그동안 회사가 그려온 큰 계획의 완성이자 앞으로 용인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 원삼면 일대에 416만㎡ 규모 반도체 복합단지(클러스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4세대 10nm D램 양산
M16은 SK하이닉스를 넘어 그룹 차원의 역량이 집중된 투자사업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들어간 투자비만 3조5000억원이다. 향후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을 추가로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총 투자비는 2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축 면적(공장 1층 넓이)은 5만7000㎡(약 1만7000평)로 축구장 약 여덟 개를 합친 수준이다.오는 7월부터 M16에서 EUV 장비를 활용한 4세대 10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D램(1a D램)이 양산된다. 1a D램은 현재 주력 제품보다 크기·전력효율·성능 측면에서 20%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제조에 EUV 장비를 활용하면 회로를 새기는 작업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가 M16 가동을 발판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의 두 배 수준인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한편 이날 최 회장은 최근 불거진 직원들의 작년 성과급 불만과 관련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것(연봉)을 직원들을 위해 다 내놓겠다. 잘 풀어가자”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지난달 28일 성과급이 경쟁사의 절반 수준인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로 정해지자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기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은 3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7억5000만원이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