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취업 준비생인데 아나운서 학원 등록…"면접 장벽 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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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공채시대…취업의 판이 바뀐다
(2) 수시채용 좁은 문 뚫어라

수시채용 바람이 불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면접의 중요성이 커져 스피치 학원의 문을 두드리는가 하면 현직자 못지않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추기 위해 ‘논문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현직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대학의 학회와 동아리엔 지원자가 넘쳐난다.
수시채용 땐 면접이 당락 결정

취준생들이 스피치 학원으로 몰리는 배경이다. 직무와 관련된 스펙은 기본이고, 면접에서 강력한 인상을 줘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의 물류 계열사 임원은 “면접은 결국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면접에서 심사위원들과 적극 소통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지원자가 기억에 남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과생도 ‘AI·배터리’ 논문 삼매경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단연 ‘직무수행 능력’(설문 응답 기업의 60%)이다. 현직자 못지않은 직무 지식, 해당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당락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2019년 현대자동차에 수시채용으로 입사한 김모씨는 “수시채용 전형은 일반 공채와 달리 서류부터 면접까지 개별 직무에 특화된 지식, 트렌드, 의견 등을 묻는다”며 “단순한 동아리 활동이라도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현직 인맥 쌓는 학회마저 ‘바늘구멍’
현직자들의 ‘레퍼런스(추천)’도 수시채용에선 중요하다.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공고를 내는 수시채용 방식에서는 현직자에게서 얻는 정보가 곧 취업 기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채용형 인턴으로 직원을 뽑는 금융권에서 현직자와의 소통은 필수로 여겨진다.이에 따라 ‘현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학회·동아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서울대의 한 주식투자학회는 면접에서 기존 구성원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입 절차가 까다롭다. 학회에서 활동하면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계에 진출한 선배들을 통해 미리 채용 추천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설명이다.
이선아/공태윤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