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지는 증시…"주도株 저가매수 기회"

하루 2~3%씩 널뛰는 증시
개인들 삼성전자·현대차 등 사들여
시총 상위 10개 기업 비중 커질 것

삼성증권 "조정은 최대 호재"
카카오·기아차·SK이노베이션 등
그린모빌리티 테마 '차·화·전' 주목
코스피지수가 단기 조정을 거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게임스톱 사태로 ‘버블 경계론’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버블 붕괴의 구체적인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놓고 시장을 관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임스톱 사태가 아직 ‘현재진행 중’인 데다 코스피지수가 하루평균 2~3%씩 오르거나 빠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어떤 지표를 봐야 하나

한국투자증권은 1일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외부 지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미국 증시의 변동성 축소 여부다. 대표적인 지표가 공포지수(VIX)와 공포지수의 변동성지수(VVIX)다. VIX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예측을 나타내는 지수다. VIXX지수는 이 공포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낸 지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 VIX와 VVIX지수는 각각 33.09%, 137.33%로 1년 평균치를 한참 웃돌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VIX 기준 25% 이하, VVIX 기준 100% 이하면 주식시장이 안정권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변동성 축소는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를 진정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중국 상하이 은행 간 금리(SHIBOR·시보금리) 변화다. 중국 중앙은행이 경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해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 금리가 가장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시보 14일물 금리는 지난달 29일 3.8%까지 급등하면서 신흥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지막으로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6일 1조9848억원, 27일 6290억원, 28일 1조5774억원, 29일 1조4311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증시 낙폭을 키웠다. 1일 추세가 바뀌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1000억원대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 덕분에 코스피지수도 2.70% 상승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을 사야 하나

외부 변동성 확대로 증시는 조정을 받고 있지만, 한국 증시 내부의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 회복 및 그린뉴딜을 앞두고 한국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국내 증시 주도업종인 자동차·화학·반도체의 12개월 예상 순이익 추정치는 2020년 10월 초 대비 현재 20% 상향 조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분간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상위 10개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내 순이익 기여도는 올해 43.1%에서 내년 46.4%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내 상위 10개 종목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9.2%다. 2000년 5월에는 62%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이번 사이클에서도 시총 상위 종목 집중도가 더 높아질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주축인 ‘동학개미’ 투자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탠다. 1월 개인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현대차 SK하이닉스 기아차 LG전자 등 시총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국인·기관처럼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안전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린(green·친환경)과 모빌리티(mobility) 테마 관련 종목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과열이 최대 악재라면 조정은 최대 호재”라며 “증시 조정기에는 그린 모빌리티 테마를 장착한 차·화·전 등 기존 주도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네이버 삼성SDI 카카오 기아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한화솔루션 등을 이번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의 3개월 수익률 격차는 18.5%까지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중소형주로의 온기 확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 상대주가는 미국 NFIB 중소기업 낙관지수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지수가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의회 합의를 이뤄내고,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반등할 때 국내외 증시에서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사이즈 로테이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