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비상…포스코인터 가스전에 영향 미치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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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미얀마 리스크'커지나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정국이 악화되면 국내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등 미얀마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기업이 미얀마에 설립한 법인 및 지사는 107곳에 달한다. 이 기간에 국내 기업의 투자 규모는 6억6800만달러(약 7500억원)에 이른다. 대우전자가 1990년 미얀마에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투자가 본격화됐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대부분은 의료·봉제 분야 업종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성통상, 오팔, 미얀스타 등 83곳의 국내 의류·봉제업체가 미얀마에 진출했다. KOTRA는 현지인 명의로 활동 중인 소규모 개인무역업체까지 합치면 현지 국내 기업은 수백 곳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의 미얀마 진출도 활발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미얀마에 일찌감치 네트워크를 구축했던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3년부터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에 각각 2013년과 2014년 판매지사를 설립했다.
기업들은 현지 지사와의 비상 연락을 통해 주재원의 신변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진행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 측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만 70여 명의 주재원이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현대중공업과 미얀마 가스전 3단계 개발을 위해 설계·구매·제작·설치·시운전(EPCIC) 계약을 맺었다.정부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3단계 사업을 계기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으로부터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지원받아 미얀마 발전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프로젝트 참여도 예상된다. ODA를 통한 투자는 현지 정부와의 협상이 전제돼야 하지만 군사 쿠데타로 정부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투자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경민/구은서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