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때문에 실패할 것"…허지웅, 정부 방역지침 비판 [전문]

"방역수칙 지킨 이들에게만 희생 강요"
"나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 이길 수 없어"
허지웅 / 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침을 비판했다.

허지웅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설 연휴 동안 직계가족이라도 5명 이상 모일 수 없다. 거리두기는 다음 2주 동안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소상공인 고통을 염두해 다음 주에 단계 조정을 다시 논의한다고 입을 뗐다.이어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19 방역이 성공한 건 서로를 향한 시민의 배려와 희생 덕분이었다. 만약 이런 시민의 노력이 멈추어서고 방역이 실패한다면 그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형평성 때문일 것"이라면서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이길 수 있지만 나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시민의 피로도가 급증하는 건 고통의 분담 때문이 아니라 집중 때문이다. 정작 반복해서 집단감염이 터지는 시설과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고 배려했던 이들에게만 희생의 미덕을 강요하는 건 공정하지 않고 어차피 반복될 거라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지웅은 "시민의 선한 의지를 배신하지 않고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행정과 법 집행을 기대한다"고 했다.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설 연휴 마지막 날(14일)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의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 기간동안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유지된다. 직계가족이라도 주소지가 다르면 예외 없이 적용된다. 주소지가 다른 가족이 5인 이상 모였다가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한다.

식당과 카페 등의 매장 영업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한 조치도 계속된다. 다만 정부는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를 감안해 앞으로 1주간 환자 발생 추이, 감염 양상 등을 지켜보며 거리 두기와 운영제한 조치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종교단체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허지웅의 발언은 이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다음은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설 연휴 동안 직계가족이라도 5명 이상 모일 수 없습니다. 거리두기는 다음 2주 동안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그대로 유지하고요. 다만 소상공인의 고통을 염두해 다음 주에 단계 조정을 다시 논의한다고 합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19 방역이 성공한 건 서로를 향한 시민의 배려와 희생 덕분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시민의 노력이 멈추어서고 방역이 실패한다면 그건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형평성 때문일 겁니다.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이길 수 있지만 나만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시민의 피로도가 급증하는 건 고통의 분담 때문이 아니라 집중 때문입니다. 정작 반복해서 집단감염이 터지는 시설과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키고 배려했던 이들에게만 희생의 미덕을 강요하는 건 공정하지 않고 어차피 반복될 거라는 점에서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시민의 선한 의지를 배신하지 않고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행정과 법 집행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