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적행위' 총공세에…與 '反日' 맞불

재보선 앞두고 '프레임 전쟁'

黨·靑 '北 원전 의혹' 적극 방어
이낙연 "野 넘어선 안될 선 넘어"
최재성 "법적대응 이상의 조치"

김종인 '韓·日해저터널' 공약 공방
與 "日 훨씬 이득…金 이적행위"
홍준표 "反日프레임 참 못됐다"
< 심각한 김태년 與 원내대표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이적행위’라고 몰아세우자, 여당과 청와대는 “구시대적 정치공작”이라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야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카드로 제시한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선 “한국보다 일본이 더 이득을 보는 공사”라며 ‘반일 프레임’을 씌웠다.

당정, ‘이적행위’ 발언에 맹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당 측이 제기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요즘 제1야당 지도자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며 “야당은 완벽하게 잘못 짚었고, 묵과할 수 없는 공격을 대통령께 가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라고 야당 측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여당 대표도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우리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매우 비상식적인 논리의 비약”이라며 “내부적으로 검토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한 USB에 대해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략적인 아이디어가 들어 있고 원전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판문점 회담이 끝난 직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에 같은 내용의 USB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야당 측에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 수석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법적 대응보다 더한 것도 해야 한다”며 “검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야당 측이 이번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대북정책을 끌어들인다는 게 청와대 측 판단이다.

격화되는 북한 원전 공방

야당은 발끈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제1야당의 지도자들이 선을 넘었다’는 이 대표 발언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있음에도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과민 반응한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부가 공개한 북한 원전 건설 보고서에 대해 “검찰의 공소장에 기록된 문건의 제목은 ‘180616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_v1.2.hwp’”라며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도 칭하는데, 결국 ‘v’ 가 정부 내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원전 보고서가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진에게 보고됐을 개연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나가는 직장인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며 “‘버전(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단순히 보고서의 개정판을 의미한 단어라는 주장이다.

‘해저터널’ 반일 프레임 공방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제안한 한·일 해저터널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선 ‘반일’ 공방이 벌어졌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저터널을 건설하면) 일본은 우리나라와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우리가 얻는 수익이 5라면 일본이 얻는 수익은 50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한국보다 일본이 더 이득을 본다는 의미다. 그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거야말로 김 위원장이 말한 이적행위에 가까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에 대해 “한·일 해저터널 공약은 어제오늘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닌데, 민주당이 이걸 두고 일본에 더 이익이 많으니 토착 왜구니 하고 또 반일 프레임을 짜는 것을 보니 참 못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고 반박했다.

김소현/송영찬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