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나경원·오세훈은 MB키즈…저격수였던 내가 나설 때" [인터뷰+]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뛰어든 정봉주
미투 보도 관련 재판서 무죄 나온 뒤 정계 복귀
"판 흔들기 위해 출마…민주당, 통합 선언해야"
"정치·행정·산업 융합하는 서울시 보여줄 것"
"가짜 미투는 진짜 미투 잠식시키는 사회 분열"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일 서울 모처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보도 관련 재판으로 잠행을 이어오던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사진)이 오는 4월 보궐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에 복귀했다.

정봉주 전 최고위원은 열린민주당의 경선 시스템 '열린 공천'에서 국민과 당원들 추천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판을 흔들기 위해 선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이어 "지난해 총선 당시에도, BBK 때도, 다스 때도 지난 15년간 판을 흔들어왔다"며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선언을 통해 야권이 '단일화'를 쥐고 흔드는 판을 여권으로 갖고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지계급제 철폐(서울 전역 용적률 통일)', 유니콘 기업 양성을 위한 '에브리데이 크리스마스', '학교 온돌교실' 등의 공약을 제시한 정봉주 전 최고위원은 "정치와 산업과 행정이 융합되는 플랫폼 서울시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정봉주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은 정봉주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총선 이후 오랜만에 정계 복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는 거의 밖에 안 나갔다. 집에서 미래학자들 책을 많이 읽었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모임에도 참여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 대한 고민을 깊게 했다. 크게 고민했던 아젠다는 결국 코로나 이후 경제와 플랫폼 경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공지능(AI)을 전공하면 미국에선 100억원 넘는 연봉을 받는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고민했다.

또 집사람이 작은 식품회사를 하는데 안테나숍(시범점포)으로 곰탕집을 개업했다. 작년 총선 끝나고 바로 열었다. 영세 상인들 아픔을 한복판에서 느꼈다. 정치권에 반영하려 의원들도 만나고 했다. 그런데 의원 중에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지역 상공인을 ZOOM으로 만나라고 권했는데 하지 않더라.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핵심인데 그조차 하지 않더라. 코로나19를 온몸으로 경험하면서 현장으로 가는 정치를 체감했다.
◆ 야권에선 '성추행 보궐'이라고 표현한다. 이번에 무죄 판결 받은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그래서 이번에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정봉주가 나가는 게 맞다. 정면 돌파해야 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희롱이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미투는 모두 진짜인가. 미투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가짜 미투는 걸러내야 한다. 가짜 미투를 걸러낼 수 있는 정치인은 정봉주가 유일하다. 가짜 미투는 진짜 미투를 잠식시키는 악의 축이다. 미투 분위기에 편승해 미투로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 가짜 미투라 생각한다.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일 서울 모처에서 &lt;한경닷컴&gt;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 지난번 서울시장 도전 때는 중도 하차했다. 재도전 각오는.
저는 판을 흔드는 운명을 타고났다. 지난해 총선 때도 판을 흔들었고, BBK 때도 흔들었고, 다스 때도 흔들었고, 사립학교법 때도 판을 흔들었다. 지난 15년간 판을 흔들어왔다. 이번 선거도 그런 맥락에서 준비 중이다.
◆ 출마 소식이 알려진 후 일성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내걸었다. 그 배경은?
재판 끝나고 푹 쉬다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유죄 나는 것을 보고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출마한다고 했으면 나갈 생각이 없었다. 최강욱 대표 유죄 판결을 보고 이제는 전쟁이라 생각했다.통합은 역사 인식이다.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서울과 경기에서 졌다. 강원도 제주도 경남도 이겼는데 서울과 경기가 진 것이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과 유시민 이사장의 단일화 이후 김진표 의원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안 나갔다. 한명숙 전 총리도 1%도 안 되는 표차로 패했다. 이번 선거도 그런 선거가 될 것이다. 왜 김진표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유시민 이사장을 안 찍었겠나. 단일화의 한계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출마하며 단일화를 이야기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에서 열린민주당이 승리할 확률은 0%다. 단일화하면 지지자들이 우리 당 후보가 안 되면 투표장에 안 나간다. 통합을 하면 어찌 됐든 같은 당이라 생각하며 투표장에 나간다. 이번 토론 때도 공동시정 운영을 말하고 연합정부를 말했다. 우리가 이길 것도 아닌데 왜 단일화 이야기를 할까 생각했다. 통합이 된다는 카드가 나와야 판을 흔들 수 있다. 지금 야권 단일화로 판이 넘어가 있지 않은가. 박영선·우상호 민주당 후보도 통합을 선언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통합된 플랫폼에서 후보를 한 번 더 뽑자는 것이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정봉주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정봉주가 구상하는 서울시'는 어떤 모습인가.
정치와 행정과 산업을 융합해야 한다. 제 공약 중 하나가 서울시가 플랫폼 사업을 하자는 것이다. 1000만 회원이 있다. 서울시가 성공하면 나머지 16개 광역시도가 쫓아올 수 있다. 서울시가 10%의 자본을 갖고 기업도 들어오게 하고 국민 펀딩도 하면서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내용이다. 마지막 공약이 '에브리데이 크리스마스'다. 아직도 젊은 친구들은 공무원을 준비한다. 날마다 3명씩 청년이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해보자. 지원 예산으로 3650억원까지 상정했는데 첫해에는 520억원 정도를 고민 중이다. 산업에 뛰어드는 서울시를 만들자는 게 골자다. 이게 미래산업 국가모델이다. 청년 창업가들이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서울시가 플랫폼을 마련해줘야 한다. 2018년 준비했을 때도 '토지계급제' 철폐는 준비했었고 AI, 플랫폼 경제 관련 내용이 이번에 포함됐다.
◆ 야권은 단일화 이슈로 시끄러운데.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나와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나와도 '땡큐'다. 나경원, 오세훈 예비후보는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우산 속에 있었던 MB 키즈다. MB 정책의 계승자들이다. 누가 되어도 서울시를 뉴타운으로 망쳐놓은 후예다. 무슨 지도자가 뉴타운으로 백성을 쫓아내는가? 2007년도 MB라고 하는 거대한 파고를 온몸으로 싸웠던 'MB저격수' 정봉주가 나서야 하는 판이 이번 판이다.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일 서울 모처에서 &lt;한경닷컴&gt;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