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게임은 스톱'…사야할 건 기술주 or 경기민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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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광풍'이 확연히 꺾였습니다. 그리고 뉴욕 증시는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2일(현지시간) 다우는 1.57%, S&P 500은 1.39% 올랐고 나스닥은 1.56% 상승했습니다.
게임스톡 등 일명 밈(meme) 주식들은 이날 폭락했습니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60.3% 급락해 90달러가 됐습니다. 한 때 483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약 6분의 1까지 추락한 셈입니다. 또 AMC엔터테인먼트가 41.2%, 코스코포레이션도 42.8% 떨어졌습니다.은도 마찬가지입니다. 3월물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0.3% 급락해 26.40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거래 양상을 보면 모멘텀은 확연히 꺾어진 듯합니다.작년부터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끌어온 스포츠도박사 데이비드 포트노이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 밈 주식들을 공식적으로 청산했다. 70만 달러대 손실을 안았다"면서 "블라디미르 테네브와 그 회사(로빈후드)가 내 것을 훔쳤고 그는 감옥에 있어야한다"고 비판했습니다.실제 밈 주식들의 상승 모멘텀이 꺾인데는 로빈후드 등 증권사들의 매수 제한 조치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 의원은 이날 로빈후드에 서한을 보내 게임스톱 등 일부 주식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해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헤지펀드 시타델 등과의 결탁이 없었는 지 등을 캐물었습니다.로빈후드는 게임스톡 매수 허용량을 전날 20주에서 이날 장중 100주로 확대했습니다. 직후 주가는 잠시 반등했지만 한번 꺾어진 열기가 다시 살아나긴 어려웠습니다.
CNBC에 따르면 2008년 10월 폭스바겐에 '쇼트 스퀴즈'가 발생했을 때 폭등했던 주가는 피크를 친 뒤 4일 만에 58% 떨어졌고, 한 달 뒤에는 70% 내려가 스퀴즈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로빈후드는 이날 이틀(T+2)이 소요되는 주식 청산결제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한다고 블로그를 통해 주장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이런 로빈후드에 분노해 스퀘어의 캐시앱으로 이동한 사람들은 캐시앱에서도 이날 AMC와 노키아 주식에 대해 매수 제한 조치를 당했습니다. 스퀘어측도 클리어링하우스(청산소)에서 증거금 증액을 요구해온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10% 급락한 은도 마찬가지입니다. 변동성이 커지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측이 전날 증거금을 선물 계약당 기존 1만4000달러에서 1만6500달러로 18% 높인 게 폭락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더 오르면 CME가 증거금을 더 높일 가능성도 있거든요.
게다가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은 시장에서 개인들이 집단 매수로 인한 '쇼트 스퀴즈'는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상품시장의 숏이 주식보다 매우 까다롭다는 겁니다. 대다수는 산업용 수요의 가격 변동을 헤지하기 위한 용도여서 실물 거래를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레딧 개미들이 뭉쳐도 쇼트 스퀴즈를 유발하려면 500만명의 월스트리트베츠 개미 한 명 당 매수해야할 양이 4600 온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향후 미 의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게임스톱 관련 청문회에서는 로빈후드가 거래하는 시타델 등 월가로부터 압력을 받지 않았는지, 청산소들이 증거금을 정당하게 올린 것인지 등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회복과 함께 다시 이슈가 된 건 향후 시장 주도주가 기술주냐, 경기민감주냐 하는 겁니다. 전날은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상대적으로 금융 산업 소재 등 경기민감주들이 크게 올랐습니다. 증시의 회복은 변동성이 낮아지자 경기 회복 기대가 다시 힘을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월가 금융사들은 한 목소리로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경기민감주를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백신 보급 일정과 경기부양책 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내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이라는 겁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항공 여행주 등에 대해 투자할 것을 주장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80%의 응답자가 올해 말까지 여행을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3%는 백신 접종 이후엔 2019년 수준으로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고 23%는 더 많이 다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골드만삭스는 크루즈 업계가 미 질병통제센터(CDC)로부터 항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부터는 출항을 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화이자는 1월31일까지 전 세계에 6500만회분(미국은 2900만회)의 백신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오는 7월 말까지 추가로 2억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모두 백신 보급 및 경기 회복을 지지하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대화를 나눈 한 펀드매니저는 "기술주 비중을 낮추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뉴욕 증시내의 기술주 비중이 너무 크고, 그 높은 성장성을 포기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현재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상위 다섯 개 주식의 합은 전체 시장의 25%에 육박합니다. "기술주가 아니면 살만한 주식을 찾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이날 장마감 뒤 공개된 아마존과 알파벳의 4분기 실적은 대단했습니다.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6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22.3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컨센서스보다 매출은 컨센서스를 7.2% 초과했고, 주당순이익도 40.3% 웃돌았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69.6% 성장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38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2% 증가했습니다.
아마존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256억 달러,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6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EPS는 14.09달러로 월가 예상치(7.23달러)를 한참 웃돌았습니다.
두 번째는 강화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관련 움직임 때문입니다. 최근 ESG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ESG 펀드의 구성 종목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기술주들입니다. ESG에 저촉되는 석탄과 에너지, 광업, 술과 담배, 무기 등 관련 기업들을 다 제외하다보니 IT 주식들만 남는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그는 "기술주와 경기민감주를 모두 균형 있게 가져가는 바벨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3~5월께면 변화가 생길 것으로 봤습니다. 그 때쯤이면 하반기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지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경기민감주 편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뉴욕 증시의 또 하나의 이슈는 환율이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다시 91을 훌쩍 넘었습니다. 작년 12월 초 이후 두 달 만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로존의 경기 흐름이 엉망인 탓입니다. 유럽은 강화되는 봉쇄 속에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 감소했습니다. 예상(-1.2%)보다는 나았지만, 미국의 4분기 4% 성장과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특히 독일의 12월 소매판매가 12월에 전례없는 9.6% 감소로 나타나는 등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은 미국과 달리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유로화는 이날 1유로당 1.20달러 선까지 낮아졌습니다. 1.18달러 선까지 밀릴 것이란 암울한 관측까지 나옵니다.게다가 미국은 더 큰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날 민주당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밀어붙이기로 결정했습니다. 6180억 달러 규모를 제안한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을 만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적다"며 결론을 내면서 민주당은 조정권 발동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통과보다 더 많은 돈이 통과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부양책 내용의 일부가 조정권 대상이 아니고, 민주당내 중도파들의 지지도 필요하기 때문에 1조9000억 달러보다는 적은 액수가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통과시기도 3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미 달러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은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쇼트 커버링이 발생하면서 강세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 유로화, 엔화 시장에선 달러화의 쇼트 커버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게임스톡 등 일명 밈(meme) 주식들은 이날 폭락했습니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60.3% 급락해 90달러가 됐습니다. 한 때 483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약 6분의 1까지 추락한 셈입니다. 또 AMC엔터테인먼트가 41.2%, 코스코포레이션도 42.8% 떨어졌습니다.은도 마찬가지입니다. 3월물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0.3% 급락해 26.40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거래 양상을 보면 모멘텀은 확연히 꺾어진 듯합니다.작년부터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끌어온 스포츠도박사 데이비드 포트노이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 밈 주식들을 공식적으로 청산했다. 70만 달러대 손실을 안았다"면서 "블라디미르 테네브와 그 회사(로빈후드)가 내 것을 훔쳤고 그는 감옥에 있어야한다"고 비판했습니다.실제 밈 주식들의 상승 모멘텀이 꺾인데는 로빈후드 등 증권사들의 매수 제한 조치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 의원은 이날 로빈후드에 서한을 보내 게임스톱 등 일부 주식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해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헤지펀드 시타델 등과의 결탁이 없었는 지 등을 캐물었습니다.로빈후드는 게임스톡 매수 허용량을 전날 20주에서 이날 장중 100주로 확대했습니다. 직후 주가는 잠시 반등했지만 한번 꺾어진 열기가 다시 살아나긴 어려웠습니다.
CNBC에 따르면 2008년 10월 폭스바겐에 '쇼트 스퀴즈'가 발생했을 때 폭등했던 주가는 피크를 친 뒤 4일 만에 58% 떨어졌고, 한 달 뒤에는 70% 내려가 스퀴즈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로빈후드는 이날 이틀(T+2)이 소요되는 주식 청산결제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한다고 블로그를 통해 주장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이런 로빈후드에 분노해 스퀘어의 캐시앱으로 이동한 사람들은 캐시앱에서도 이날 AMC와 노키아 주식에 대해 매수 제한 조치를 당했습니다. 스퀘어측도 클리어링하우스(청산소)에서 증거금 증액을 요구해온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10% 급락한 은도 마찬가지입니다. 변동성이 커지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측이 전날 증거금을 선물 계약당 기존 1만4000달러에서 1만6500달러로 18% 높인 게 폭락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더 오르면 CME가 증거금을 더 높일 가능성도 있거든요.
게다가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은 시장에서 개인들이 집단 매수로 인한 '쇼트 스퀴즈'는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상품시장의 숏이 주식보다 매우 까다롭다는 겁니다. 대다수는 산업용 수요의 가격 변동을 헤지하기 위한 용도여서 실물 거래를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레딧 개미들이 뭉쳐도 쇼트 스퀴즈를 유발하려면 500만명의 월스트리트베츠 개미 한 명 당 매수해야할 양이 4600 온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향후 미 의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게임스톱 관련 청문회에서는 로빈후드가 거래하는 시타델 등 월가로부터 압력을 받지 않았는지, 청산소들이 증거금을 정당하게 올린 것인지 등이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회복과 함께 다시 이슈가 된 건 향후 시장 주도주가 기술주냐, 경기민감주냐 하는 겁니다. 전날은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상대적으로 금융 산업 소재 등 경기민감주들이 크게 올랐습니다. 증시의 회복은 변동성이 낮아지자 경기 회복 기대가 다시 힘을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월가 금융사들은 한 목소리로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경기민감주를 매수할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백신 보급 일정과 경기부양책 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내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이라는 겁니다.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항공 여행주 등에 대해 투자할 것을 주장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80%의 응답자가 올해 말까지 여행을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3%는 백신 접종 이후엔 2019년 수준으로 여행을 가겠다고 답했고 23%는 더 많이 다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골드만삭스는 크루즈 업계가 미 질병통제센터(CDC)로부터 항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부터는 출항을 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화이자는 1월31일까지 전 세계에 6500만회분(미국은 2900만회)의 백신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오는 7월 말까지 추가로 2억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모두 백신 보급 및 경기 회복을 지지하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대화를 나눈 한 펀드매니저는 "기술주 비중을 낮추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뉴욕 증시내의 기술주 비중이 너무 크고, 그 높은 성장성을 포기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현재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상위 다섯 개 주식의 합은 전체 시장의 25%에 육박합니다. "기술주가 아니면 살만한 주식을 찾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이날 장마감 뒤 공개된 아마존과 알파벳의 4분기 실적은 대단했습니다.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6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22.3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컨센서스보다 매출은 컨센서스를 7.2% 초과했고, 주당순이익도 40.3% 웃돌았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69.6% 성장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38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2% 증가했습니다.
아마존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256억 달러,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6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EPS는 14.09달러로 월가 예상치(7.23달러)를 한참 웃돌았습니다.
두 번째는 강화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관련 움직임 때문입니다. 최근 ESG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ESG 펀드의 구성 종목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기술주들입니다. ESG에 저촉되는 석탄과 에너지, 광업, 술과 담배, 무기 등 관련 기업들을 다 제외하다보니 IT 주식들만 남는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그는 "기술주와 경기민감주를 모두 균형 있게 가져가는 바벨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3~5월께면 변화가 생길 것으로 봤습니다. 그 때쯤이면 하반기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지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경기민감주 편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뉴욕 증시의 또 하나의 이슈는 환율이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다시 91을 훌쩍 넘었습니다. 작년 12월 초 이후 두 달 만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로존의 경기 흐름이 엉망인 탓입니다. 유럽은 강화되는 봉쇄 속에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 감소했습니다. 예상(-1.2%)보다는 나았지만, 미국의 4분기 4% 성장과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특히 독일의 12월 소매판매가 12월에 전례없는 9.6% 감소로 나타나는 등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은 미국과 달리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유로화는 이날 1유로당 1.20달러 선까지 낮아졌습니다. 1.18달러 선까지 밀릴 것이란 암울한 관측까지 나옵니다.게다가 미국은 더 큰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날 민주당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밀어붙이기로 결정했습니다. 6180억 달러 규모를 제안한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을 만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적다"며 결론을 내면서 민주당은 조정권 발동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통과보다 더 많은 돈이 통과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부양책 내용의 일부가 조정권 대상이 아니고, 민주당내 중도파들의 지지도 필요하기 때문에 1조9000억 달러보다는 적은 액수가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통과시기도 3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미 달러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은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쇼트 커버링이 발생하면서 강세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 유로화, 엔화 시장에선 달러화의 쇼트 커버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