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비거리와의 전쟁' 시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급격히 늘어나는 선수들의 비거리에 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두 단체는 3일(한국시간) 비거리 관련 장비 규칙 변경에 관한 제안을 발표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클럽 길이 제한이다. 퍼터를 제외한 클럽 길이 상한을 48인치에서 46인치로 줄인다는 게 두 단체의 생각이다. 바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3월 초까지 이번 규정 변경과 관련된 각계의 의견을 모아 변경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두 단체의 이번 움직임은 급격히 늘어난 프로골프 선수들의 비거리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상한 길이에 근접한 47.5인치의 드라이버를 사용 중이고 조만간 48인치 드라이버를 실전에서 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USGA가 이날 공개한 2020년 드라이브 샷 비거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유러피언투어의 경우 지난해 평균 비거리가 301.9야드로 2003년 286.3야드에 비해 15.6야드나 늘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도 2003년 277.9야드에서 지난해 288.4야드로 10.5야드 증가했다.

두 단체는 클럽 길이 제한 외에도 골프공 테스트 방법 개선과 클럽 페이스 반동 효과 상한 변경 등의 규정 개정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선 올해 8월 초까지 6개월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