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투자기업 주가조작 주범 1심 징역 12년·벌금 1800억

라임자산운용 펀드 돈이 투입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머티리얼즈의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3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1800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에게도 징역 1~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씨 등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에스모를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한 뒤 주가를 조작해 83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들은 주가 부양을 위해 외국 유명 정치인과 기업가를 섭외해 이목을 끌고, 세계 유수 기관들과 사업을 함께 하는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조작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주식을 되팔거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매도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들이 에스모 주식을 라임 펀드에 매각해 얻은 부당 이득이 577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부당이익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를 벌금으로 정한다.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자본시장의 흐름을 크게 훼손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다"며 "증권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려 건전한 일반투자자가 시장에서 이탈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