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제 떠날 수 있을까"…감탄 자아내는 '올해의 여행 사진' [글로벌+]
입력2021.02.04 09:42
수정2021.02.04 16:31
'트래블 포토그래퍼 오브더 이어'(Tpoty) 수상작 발표
"발묶인 코로나 시대, 더 다양해진 여행사진" 평가
주최측 "코로나 진정되면 5월12일 런던 전시"
2020년의 올해의 젊은 여행 사진작가에 선정된 벤 스카어, 미국 (17세) / Lincoln, New Hampshire, USA (미국 뉴햄프셔주 링컨), 작가는 뉴햄프셔의 활기찬 가을 색깔을 포착하기 위해 화이트 마운틴으로 차를 몰았다. 그는 해가 산 너머로 떠오르면서 색깔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 발표된 '트래블 포토그래퍼 오브더 이어'(TPOTY·Travel Photographer of the Year) 2020년 수상작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면에서 도리어 수상자 국적과 카테고리가 다양해져 눈길을 끈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주최 측인 TPOTY는 "기존의 사진 작가들은 자신의 경력을 확장시켰고, 초보 작가들은 새로운 경력을 시작했다"며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행복함과 놀라움을 안겼다"고 평했다.
종합 우승자 - 2020년 올해의 여행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알렉세프, 러시아 / Svalbard 스발바르(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제도), 2015년 3월20일 스발바르 지역에서 일어난 개기일식 장면. 이 우주쇼는 인류 역사장 가장 중요하고 인상적인 천문학적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올해의 여행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알렉세프, 러시아 / 러시아 중서부 야말반도에 오로라가 펼쳐진 모습. 작가는 오로라에 익숙한 북쪽 사람들이 이 현상을 신기하게 여기는 자신을 도리어 신기하게 여겼다고 설명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는 147개국의 사진작가들로부터 2만5000여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 가운데 러시아 출신의 블라디미르 알렉시예프가 대상 격인 '2020 올해의 여행 사진작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러시아인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020년 젊은 여행 사진작가 수상자 아일랜드 국적의 인디고 라무어 (12세) / Old city, Lahore, Pakistan (파키스탄 라호르 구시가지), 라호르의 올드 월드시티에서 이른 아침에 촬영된 모습. 2020년의 올해의 젊은 여행 사진작가에 선정된 닐 싯, 미국 (14세) / Woodbury, South Island, New Zealand (뉴질랜드 남섬 우드베리), 작가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변의 경치가 대부분 구불구불한 언덕이었고 양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우승자 - 이탈리아 알레산드로 카르보니 / Giara, Sardinia, Italy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지아라), 사르데냐 중심에 위치한 지아라 공원의 이른 아침 모습. 작가는 삼각대 옆에 서서 큰 눈보라가 치는 순간을 기다렸고 자신의 기대보다 만족스런 이미지를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준우승자 - 스콧 포텔리, 호주 / Kati Thanda-Lake Eyre, South Australia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케이티 탄다의 에어(Eyre) 호수. 이 호수는 호주에서 가장 큰 소금 호수다. 작가는 드넓은 소금 평야 위로 물이 남긴 무늬를 찍었다. 그는 이 호수가 시각적 이상을 일으키면서 파스텔 블루, 노랑, 빨강 등의 거대한 패턴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추천 부문 수상자 - 러시아 세르게이 페스테레프 / Uzury, Olkhon island, Lake Baikal, Russia (러시아 바이칼 호수 올콘섬 우주리) 바이칼 호수는 담수의 거대한 매장량 뿐만 아니라 표면에 1미터가 넘는 완벽한 투명 얼음이 생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이 호수의 얼음층이 온도가 변할 때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포착, 해당 순간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 외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추천작 - 데이비드 쉰들러, 미국 / USA, Mount Rainier, Washington, USA (미국 워싱턴 레이니어 산) 작가는 레이니어 산에 위치한 눈 동굴 속 천장 무늬를 발견했다. 그는 사진을 찍기 위해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적절한 안전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외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추천작 - 이탈리아 마우로 바티스텔리 / Caddo Lake, Marshall, Texas, USA(미국 텍사스 주 마샬의 캐도 호수), 카도 호수의 안개 낀 아침의 멋진 색깔들. 작가는 이곳의 풍경이 마치 그림인 것처럼 평화롭고 독특하다고 평했다. 그 외 '풍경과 지구' 포트폴리오 추천작 - 에드워드 하이드, 영국 / UK Newhaven, Sussex, UK(영국 서섹스 뉴헤이븐), 이 사진은 폭풍이 몰아칠 때 서섹스 뉴헤이븐 해변에서 찍은 것이다. 작가는 항구를 넘어 부서지는 파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마침 바다뱀처럼 생긴 파도가 등대를 집어삼키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세계 포트폴리오 부문 준우승자 - 호르헤 베셀라, 포르투갈 / Murtosa, Aveiro District, Portugal(포르투갈 아베이로 구 무르토사),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포르투갈 무르토사의 농부인 주앙 발렌테 실바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일한다. 그는 땅이나 동물이 없고 다른 농부들을 위해 일하는 소작농이다. 때때로 동물들을 돌보고 나무를 베는 등 가장 힘든 일을 한다. 세계 포트폴리오 부문 추천작 - 파이퍼 맥키, 미국 / Lalibela, Ethiopia(에티오피아 랄리벨라) 에티오피아 랄리벨라에 위치한 11개의 암석 교회 중 하나. 순례자들이 교회에 모여들고 있다. 세계 포트폴리오 '사람' 부문 - 무네브 타임, 시리아 / 국제 연극의 날을 맞아 연극예술가 왈리드(Walid)가 아이들을 위해 인형극을 공연하는 모습. 그는 2013년부터 난민촌을 순회하며 시리아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과 그림자극을 공연하고 있다. 여행 포트폴리오 우승자 - 조르디 코우언, 스페인 / Pamplona, Navarra, Spain(스페인 나바라 주 팜플로나), 축제 기간 동안 팜플로나에서 황소들이 달리는 마지막 지점. 소와 인간이 뒤엉켜 있다. 여행 포트폴리오 추천 부문 - 알레시오 메시아노, 이탈리아 / Kallurin, Kalsoy islands, Faroe Islands(칼루린 섬, 칼시 섬, 페로 제도), 작가는 이곳에 가는 여정이 매우 험난하다고 알렸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극한의 북유럽 날씨 때문에 그는 촬영하는 내내 얼굴이 따가웠다고 회상했다. 여행 포트폴리오 '최고의 싱글 이미지' 수상자 - 폴 샌섬, 영국 / Hanoi, Vietnam(베트남 하노이), 작가는 하노이의 매우 분주한 교차로에서 이 장면을 찍기 위해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인생의 색깔' 부문 우승자 - 피터 왈슬리, 영국 / Bangalore, India(인도 뱅갈로르), 인도의 바쁜 시장 풍경. 작가는 이곳에서 파는 꽃과 향신료가 내뿜는 색감 때문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외 TPOPY가 주목해야 할 사진으로 선정한 작품들 - 다나 앨런, 타히티 타하아 섬 / 타히티 타하아 섬에서 발견된 태평양의 이중 안장 나비 물고기 (chaetodonulietensis) 무리 그 외 TPOPY가 주목해야 할 사진으로 선정한 작품들 - 루이지 루오폴로, 스코틀랜드 / Italy Rum island(이탈리의 롬 섬), 해질 녘에 섬에서 촬영한 모습. 작가는 바다와 구름의 색감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 샷' 부문 우승자 - 마크 앤서니 애그테이, 필리핀 / Hungary Drina River, near Bajina Serbia(세르비아 바지나 바우타 인근 헝가리 드리나 강의 리버하우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사진에 찍힌 집은 1968년에 만들어졌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대유행은 인류의 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일부 참가자는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집 근처에서 찍은 사진들을 제출했고 예상치 못하게 낯선 곳에 머물게 된 작가들은 자신들 주변의 세계를 포착했다"고 강조했다.
TPOTY의 설립자인 크리스 코(Chris Coe)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우리의 세계가 축소됐다고 느낄 때 흥미롭게도 수상한 작가들의 국적과 카테고리가 증가했다"며 "러시아에서 온 첫 번째 수상자와 시리아, 이집트, 필리핀에서 온 수상자들이 처음으로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 전시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작품들은 오는 5월12일 런던에서 전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CNN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위축해 활동에 제약을 받았지만 TPOTY이 출품은 오히려 미래의 여행에 대해 큰 동기와 영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사용된 사진 출처 = 'Travel Photographer of the Year(TPOTY)'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