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란 유엔분담금 동결자금으로 낸다…선원 석방에 도움"

"미국과 기술적 협의만 남아…이란이 우리 진정성 느끼는 계기 돼"
이란, 선박은 계속 억류…관리인원 누구 남길지 선사와 협의
이란의 밀린 유엔 분담금을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화자금으로 낸다는 데 한국과 미국 간 협의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이란의 동결자금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이 같은 노력과 지속적인 외교 소통이 이란에 억류된 선원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동결자금을 이용한 이란의 유엔 분담금 납부 문제와 관련, "거의 해결이 돼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분담금을 (동결자금으로) 낸다는 것은 (미국과) 협의가 끝났고 굉장히 기술적 부분만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분담금 문제 진전이 "동결자금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의 진정성을 (이란이) 느끼는 계기가 됐다"며 "최종건 1차관 방문과 그 뒤 외교 소통을 통해 우리의 진심이 이란 지도부에 전해졌다"고 말했다.앞서 이란은 동결된 원화자금으로 분담금을 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는데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유엔에 송금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망을 거칠 경우 제재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에 정부는 분담금이 동결되지 않도록 그간 미국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미국 외 금융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외교부 당국자는 "달러가 미국으로 송금되지 않는 형태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란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총회 투표권을 유지하기 위해 내야 하는 최소 분담금은 1천625만 달러(180억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수출대금 약 70억 달러(7조8천억원)에 비하면 크지 않다.정부는 분담금 외에도 동결자금을 활용한 이란과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

한편, 한국케미호 선원 20명 중 귀국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란 정부는 해양 오염 조사를 위해 선박은 계속 억류하고 있으며 이 기간 선장 1명은 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선원은 다 풀어주고 선박도 사법절차를 조속히 종료해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선박을 억류하면 유지 관리를 해야 해 선장을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사 입장에서는 선장 1명으로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어 정부는 선원을 추가로 남길지 등을 선사 측과 협의하고 있다.

선장을 제외한 인력은 선박에 남더라도 이후 언제든지 귀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풀려난 선원들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언제 귀국할지 불투명하다.미얀마 국적 선원들의 경우 현재 본국의 쿠데타 상황으로 항공편 운항이 중단돼 귀국이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