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국제 스탠더드' 강조했지만 절충안 선택한 금융당국
입력
수정
"제도개선 소홀함 없도록 하겠다"…개미 불신 해소 미지수금융당국이 3일 '공매도 부분 재개'를 결정한 이유는 공매도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투자 기법이란 판단에서다.다만 '공매도 영구 폐지'를 주장해온 개인 투자자들을 반발과 증시 폭락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일부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우선 재개하기로 했다.
◇ 공매도 재개 '절충안' 제시…"영구 폐지는 '불가'"
이날 금융위는 임시 회의를 열고 "오는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부분 재개하기로 했다"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부터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애초 모든 상장 주식에 대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는 오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해당 조치는 오는 5월 2일까지로 연장됐다.공매도 재개에 거세게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재개 시점은 정확히 못 박으면서 금융위도 더는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무엇보다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불법적 거래 기법'이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공매도 영구 폐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연결된 우리 자본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공매도를 완전 금지 또는 무기한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선진국 중 유일하게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등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의 국가별 등급 평가 시 공매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등 한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함께 공매도를 함께 금지했던 해외 국가 대부분이 공매도를 재개한 점, 외국인 자본 이탈 우려 등도 함께 고려됐다.다만 금융위는 재개 시점과 종목을 일부 조정함으로써 공매도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꾀했다.
'완전 폐지'를 주장한 개인 투자자들과 '전면 재개'를 요구해온 외국인·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사이에서 금융위가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매도 재개 시점은 오는 3월 16일에서 5월 3일로 한 달 반가량 미뤘고, 공매도 재개 항목도 대형주로 한정했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 재개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염려가 큰 상황인 만큼 부분적 재개를 통해 시장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4월 재·보궐선거 시기를 고려해 5월로 재개 시점을 잡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권자인 '동학 개미'와 이를 의식한 여권의 압박에 선거 이후로 공매도 재개 시점을 조정했다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부분 재개를 위해 시스템을 고치는데 두 달 내지 걸린다.
정리가 잘 되면 4월 중에 하면 되지만 생각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어 여유를 두고 완벽하게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남은 기간 제도 개선 핵심…불법 공매도 적발·개인 접근성 제고
금융위는 공매도가 추가 연장되는 기간에 제도 보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간 공매도는 사실상 기관·외국인에게만 유리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겐 접근조차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우선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오는 4월 6일 시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법 공매도는 반드시 적발·처벌될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정보는 5년간 보관되며 증권사가 직접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거래소 내 불법 공매도 점검을 위한 전담 조직도 출범한다.
장중 공매도 급증 등 이상 징후가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즉시 특별감리에 착수한다.
기관과 개인 간 불공정성 문제도 개선된다.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개인 대주(대여주식) 물량도 4월 말까지 2조~3조원 규모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매도가 재개되는 종목 대부분에서 대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개선안이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제도에 대한 불신을 걷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세력이 계속 개인투자자 재산을 쉽게 가져가는 구도를 혁파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대책"이라며 "대정부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금융위는 남은 시간 동안 제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시중 부정확한 정보의 확대 재생산을 막아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장참여자들의 불신이 있다면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공매도 재개 '절충안' 제시…"영구 폐지는 '불가'"
이날 금융위는 임시 회의를 열고 "오는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부분 재개하기로 했다"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부터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애초 모든 상장 주식에 대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는 오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해당 조치는 오는 5월 2일까지로 연장됐다.공매도 재개에 거세게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재개 시점은 정확히 못 박으면서 금융위도 더는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무엇보다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불법적 거래 기법'이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공매도 영구 폐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연결된 우리 자본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공매도를 완전 금지 또는 무기한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선진국 중 유일하게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등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의 국가별 등급 평가 시 공매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등 한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함께 공매도를 함께 금지했던 해외 국가 대부분이 공매도를 재개한 점, 외국인 자본 이탈 우려 등도 함께 고려됐다.다만 금융위는 재개 시점과 종목을 일부 조정함으로써 공매도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꾀했다.
'완전 폐지'를 주장한 개인 투자자들과 '전면 재개'를 요구해온 외국인·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사이에서 금융위가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매도 재개 시점은 오는 3월 16일에서 5월 3일로 한 달 반가량 미뤘고, 공매도 재개 항목도 대형주로 한정했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 재개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염려가 큰 상황인 만큼 부분적 재개를 통해 시장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4월 재·보궐선거 시기를 고려해 5월로 재개 시점을 잡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권자인 '동학 개미'와 이를 의식한 여권의 압박에 선거 이후로 공매도 재개 시점을 조정했다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부분 재개를 위해 시스템을 고치는데 두 달 내지 걸린다.
정리가 잘 되면 4월 중에 하면 되지만 생각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어 여유를 두고 완벽하게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남은 기간 제도 개선 핵심…불법 공매도 적발·개인 접근성 제고
금융위는 공매도가 추가 연장되는 기간에 제도 보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간 공매도는 사실상 기관·외국인에게만 유리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겐 접근조차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우선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오는 4월 6일 시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법 공매도는 반드시 적발·처벌될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정보는 5년간 보관되며 증권사가 직접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거래소 내 불법 공매도 점검을 위한 전담 조직도 출범한다.
장중 공매도 급증 등 이상 징후가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즉시 특별감리에 착수한다.
기관과 개인 간 불공정성 문제도 개선된다.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개인 대주(대여주식) 물량도 4월 말까지 2조~3조원 규모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매도가 재개되는 종목 대부분에서 대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개선안이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제도에 대한 불신을 걷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세력이 계속 개인투자자 재산을 쉽게 가져가는 구도를 혁파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대책"이라며 "대정부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금융위는 남은 시간 동안 제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시중 부정확한 정보의 확대 재생산을 막아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장참여자들의 불신이 있다면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