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개발 코로나백신 예방률 92%, 중증악화 100%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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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셋에 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 발표러시아에서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의 예방률이 92%에 이른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백신개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중간결과가 세계적 학술지에 공개된 것으로, '정식 임상도 없이 출시된 백신'이라는 그간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의료계서는 내다봤다.
60세 이상 고령층 예방률 91.8%
백신 접종 후 중증 환자 '0'
연구팀 "접종 후 3명 사망했지만 백신 원인 아냐"
러시아 가말레야연구소 연구팀은 2일(현지시간) 세계적 의학학술지인 란셋에 스푸트니크V(Gam-COVID-Vac)의 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이들은 지난해 9월7일부터 11월24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25개 병원과 동네의원 등에서 18세 이상 성인 2만1977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백신을 투여한 사람은 1만6501명, 가짜약을 투여한 사람은 5476명이다. 21일 간격으로 두번 투여했다.
이 중 두 번 접종을 마친 1만9866명을 분석했더니 백신을 맞은 1만4964명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6명(0.1%)이었지만 가짜약을 투여한 4902명 중에는 62명(1.3%)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백신 효과는 91.6%다.
연령별로 나눠 분석했더니 60세 이상 참가자들의 백신 효과는 91.8%였다. 이번 임상에 60세 이상 고령층은 2144명 참여했고 백신을 맞은 최고령 참가자는 87세다. 이들 고령층의 백신 효과는 18~60세 효과와 다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첫 백신 접종 후 최소 21일이 지난 시점에 확인했더니 중등도나 위중한 상태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백신 접종군에서는 없었고 가짜약 투여군에서는 20명 확인됐다. 코로나19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효과는 100%에 이르는 셈이다. 연구팀은 백신을 한번만 접종한 뒤 예방률은 73.1%로 추정했다.
접종자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난 부작용은 주사부위 통증, 두통, 천식 등이었다.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은 68명이었는데 독립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 분석 결과 백신과 연관된 부작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중간 결과이기 때문에 최종 부작용 사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연구기간 동안 백신 접종군은 3명, 가짜약 접종군은 1명 등 4명이 사망했다. 백신 접종자 중 한 명은 사인이 흉추골절로 백신접종과는 상관이 없었다. 두 명은 백신 첫 투여후 각각 4일과 5일째에 코로나19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자였던데다 코로나19 잠복기를 토대로 볼 때 임상 참여 전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이 백신은 사람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사용했지만 1차 접종은 아데노바이러스26을, 2차 접종은 아데노바이러스5를 사용했다. 같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해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사용했다.
이번에 사용한 스푸트니크V 백신은 영하 18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액체 방식 백신이다. 가말레야 연구팀은 이를 동결건조해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백신도 승인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