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책] 전문가들 "화끈한 대책…재건축 단지 참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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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2년 거주의무 면제 등 재건축 유인책 긍정적"
"공공분양 일반물량 15%→30%…'영끌·패닉바잉' 진정시킬 카드"
"계획대로 되면 시장 안정에 기여"…"개발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 우려도"전문가들은 정부가 4일 내놓은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물량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공공이 직접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시행하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나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한 것도 기존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수정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재건축 단지들이 얼마나 공공 주도 사업에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책 발표 직후 "정부가 화끈한 대책을 내놨다"면서 "서울에 32만호, 전국에 85만호 공급은 많은 물량이다.계획대로 공급된다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정책 방향은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지역이나 내용은 없는 상태라며 "실현 가능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정부가 3년 전 9·21대책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 30만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대 규모의 공급 시그널"이라며 "지난 6년간 서울 아파트 한 해 평균 준공 물량이 3만9천호, 전국이 37만5천호였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수치"라고 말했다.함 랩장은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등 공공 자가주택의 경우 공공택지 및 국공유지를 통해 본격 공급되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가 비교적 낮은 가격에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정부가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준공업지, 저층 주거지 등 도심 내 가용 토지를 확보해 개발에 나서며 공급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그동안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이던 재초환과 관련, 공공 재건축 방식을 선택하면 재초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재건축 공급 물꼬 트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건축 초기 단계인 단지들은 개발 속도가 빠른 공공방식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또 조합설립인가 이상 단계인 단지들의 경우도 기존방식과 공공방식을 놓고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며 "재건축 소유자들이 사실상 개발 방식의 카드를 하나 더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이날 대책에 대해 "주택시장의 판을 새로 짜는 획기적인 공급계획"이라며 "현실화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공공이 주도하지만, 기존 소유자들이 원하는 형태의 분양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업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실제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면 많은 물량이 몰리기 때문에 순서를 정해 순환 정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정하고 조율할지도 정책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민간 개발회사들이 재건축·재개발 조합에 정비사업 시행을 어떻게 유인할지도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청약제도를 개편해 공공분양에서 일반공급 물량을 전체의 15%에서 30%로 높이고, 일반공급분에도 추첨제(30%)를 도입해 청약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는 청약 가점이 낮아 청약을 포기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는 젊은층을 진정시킬 카드라는 평가가 많았다.
함 랩장은 "청약시장에서 당첨이 쉽지 않던 20∼30세대가 무작위 추첨의 이점을 통해 분양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박원갑 위원은 "공공 분양에서 추첨제를 도입한 것 역시 기존 주택 수요를 분산할 방안"이라고 말했다.정부가 비로소 현재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책에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그동안 정부는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방식을 폈는데, 이번에는 총 물량의 70∼80%를 분양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과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재초환 미부과, 2년 실거주 의무 면제 등은 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과거보다 재건축 사업장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공공 시행 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인가 등 절차를 생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단기간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공공 시행 재건축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정책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무엇보다도 공급 신호를 통해 수요자들이 조급해하는 불안심리가 완화돼야 한다"며 "앞으로 2∼3년 후에 대량 공급이 이뤄질 텐데, 그 시간을 불안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개발로 인한 집값의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책 발표에 따라 개발 기대감이 커져 서울 등 전국이 개발 호재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집값이 더 오르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도 "이번 대책이 정비사업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완화가 아닌 공공 정비사업 위주의 인센티브에 선별 집중됐고, 주택 공급 특성상 착공과 준공까지 시간적 차이가 커 단기적 안정보다는 집값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정도로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공공 정비사업과 관련한 시행령, 조례, 운영기준 등을 조속히 명문화하는 등 후행 사업장의 참여율을 높일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공공분양 일반물량 15%→30%…'영끌·패닉바잉' 진정시킬 카드"
"계획대로 되면 시장 안정에 기여"…"개발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 우려도"전문가들은 정부가 4일 내놓은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물량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공공이 직접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시행하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나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한 것도 기존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수정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재건축 단지들이 얼마나 공공 주도 사업에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책 발표 직후 "정부가 화끈한 대책을 내놨다"면서 "서울에 32만호, 전국에 85만호 공급은 많은 물량이다.계획대로 공급된다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정책 방향은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지역이나 내용은 없는 상태라며 "실현 가능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정부가 3년 전 9·21대책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 30만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대 규모의 공급 시그널"이라며 "지난 6년간 서울 아파트 한 해 평균 준공 물량이 3만9천호, 전국이 37만5천호였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수치"라고 말했다.함 랩장은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등 공공 자가주택의 경우 공공택지 및 국공유지를 통해 본격 공급되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가 비교적 낮은 가격에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정부가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준공업지, 저층 주거지 등 도심 내 가용 토지를 확보해 개발에 나서며 공급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그동안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이던 재초환과 관련, 공공 재건축 방식을 선택하면 재초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재건축 공급 물꼬 트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건축 초기 단계인 단지들은 개발 속도가 빠른 공공방식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또 조합설립인가 이상 단계인 단지들의 경우도 기존방식과 공공방식을 놓고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며 "재건축 소유자들이 사실상 개발 방식의 카드를 하나 더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이날 대책에 대해 "주택시장의 판을 새로 짜는 획기적인 공급계획"이라며 "현실화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공공이 주도하지만, 기존 소유자들이 원하는 형태의 분양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업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실제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면 많은 물량이 몰리기 때문에 순서를 정해 순환 정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정하고 조율할지도 정책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민간 개발회사들이 재건축·재개발 조합에 정비사업 시행을 어떻게 유인할지도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청약제도를 개편해 공공분양에서 일반공급 물량을 전체의 15%에서 30%로 높이고, 일반공급분에도 추첨제(30%)를 도입해 청약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는 청약 가점이 낮아 청약을 포기하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는 젊은층을 진정시킬 카드라는 평가가 많았다.
함 랩장은 "청약시장에서 당첨이 쉽지 않던 20∼30세대가 무작위 추첨의 이점을 통해 분양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박원갑 위원은 "공공 분양에서 추첨제를 도입한 것 역시 기존 주택 수요를 분산할 방안"이라고 말했다.정부가 비로소 현재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책에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그동안 정부는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방식을 폈는데, 이번에는 총 물량의 70∼80%를 분양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과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재초환 미부과, 2년 실거주 의무 면제 등은 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과거보다 재건축 사업장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공공 시행 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인가 등 절차를 생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단기간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공공 시행 재건축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정책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무엇보다도 공급 신호를 통해 수요자들이 조급해하는 불안심리가 완화돼야 한다"며 "앞으로 2∼3년 후에 대량 공급이 이뤄질 텐데, 그 시간을 불안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개발로 인한 집값의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책 발표에 따라 개발 기대감이 커져 서울 등 전국이 개발 호재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집값이 더 오르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도 "이번 대책이 정비사업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완화가 아닌 공공 정비사업 위주의 인센티브에 선별 집중됐고, 주택 공급 특성상 착공과 준공까지 시간적 차이가 커 단기적 안정보다는 집값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정도로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공공 정비사업과 관련한 시행령, 조례, 운영기준 등을 조속히 명문화하는 등 후행 사업장의 참여율을 높일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