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백신에 따라 엇갈리는 각국의 주가·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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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4일(현지시간) '게임스톱' 사태에서 벗어나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강하게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1.08%, S&P 500 지수는 1.09% 올랐고 나스닥은 1.23% 치솟았습니다. S&P 500 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치에 올랐습니다.펀더멘털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의 80% 이상이 예상을 넘었고, 코로나 증가세가 꺾이면서 1월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시했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3만3000 명 감소한 77만9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예상치 83만명을 대폭 밑돌았습니다. 3주 연속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전날 1월 민간고용도 17만명 증가로 예상보다 증가폭이 컸죠. 이에 따라 5일 아침 발표될 1월 고용지표에 대한 희망적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장주문도 1.1% 늘어 8개월 연속 증가했고 예상 증가치(0.7%)보다도 많았습니다.
또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에 이어 이날 페이팔, 이베이 등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베이는 5.3% 올랐고 페이팔은 7.4% 뛰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의 83%가 예상보다 좋은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12월 초만 해도 월가 콘센서스는 4분기 S&P 500 기업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0.1% 감소한다는 것이었는데, 현재까지는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2분기 시작될 경기 회복과 함께 본격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올해 순이익은 23.5% 상승(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2.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애플과 현대차그룹간 '애플카' 생산 합의가 임박했다는 CNBC 보도에 따라 애플 주가가 2.58%나 급등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애플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도 '애플카' 뉴스 소식이 나온 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이 애플카,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참여를 지지한다는 뜻입니다.여기에 지난 12월 월가 예상보다 나은 경기 전망을 내놓아 테이퍼링(매월 채권매입액을 줄여가는 것) 논란을 촉발했던 미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회복세가 약간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는 올해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올해 태이퍼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초 "빠른 시일 내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해 테이퍼링 논란에 불을 붙였던 장본인입니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금의 주가 수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Fed가 자산매입에서 물러서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뚜렷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면서, 미 달러화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ICE 달러인덱스는 0.5% 상승한 91.509로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금값은 이날 온스당 2.4% 급락한 1,791.20달러에 거래를 마쳐 1800달러선 밑으로 추락했습니다. 이것도 달러화 강세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값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이 18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건 작년 11월 말 이후 처음입니다.올들어 달러화 가치가 오른 건 일시반등이란 게 전반적 컨센서스지만, 이런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문가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가 다시 글로벌 경제보다 회복에서 앞서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는 결국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는가'에서 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말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추가 2억회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하면서 모두 12억회분, 올해 안으로 6억회분을 확보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현재 하루 접종횟수는 7일 이동평균 기준으로 130만명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100일간 하루 100만명씩 접종시키겠다는 계획을 하루 150만명으로 바꿨습니다.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오는 6~7월께 집단면역 수준인 총 인구의 70~75%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올 여름이면 코로나를 극복하고 경제를 완전 재가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달러화를 받치고 있는 겁니다.
총인구 대비 접종률이 50%를 넘은 이스라엘에서도 긍정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신을 먼저 맞은 60대의 감염률이 젊은 층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지난해 1, 2차 확산 때는 없던 현상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날 '백신 접종율이 환율을 움직인다'(Vaccination Rates Are Driving Many Currencies)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세계 15개 국(경제규모 순)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백신 접종율이 가장 높은 5개국 중 브렉시트를 한 영국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국은 1월에도 달러 대비 통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가 외환 거래 환경을 바꾸고 있다. 중앙은행 금리 전망과 성장 차이가 환율 차이를 만들었던 시대는 지났고, 지금 환 트레이더들은 백신과 외환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환거래업체인 미디오라넘의 찰스 디벨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속도와 이에 따른 감염률 감소 추세는 누가 가장 빨리 경제를 재가동할 것인지 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환트레이더는 빠른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게 빠른 경제 회복과 통화 강세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뒤 호주 달러는 급락했습니다. 호주는 확보한 백신의 대다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입니다.
930만명 인구중 500만명이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선 통화 강세가 이어지자, 지난 14일 중앙은행이 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을 발표했습니다.
BNY멜론의 존 벨리스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및 인도네시아 루피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백신 보급이 지연되고 있어 성장 전망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백신 보급이 작년 12 월 중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의 코로나 백신 트레커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인구 75% 접종이 가능합니다.
현재 달러화 강세는 많은 부분 유로화 약세에 기인합니다. 유로/달러는 이날 0.6% 낮아진 1.1963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1.20선이 깨진 겁니다.6개국 통화에 대비한 가치를 나타나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바스켓의 60% 가량이 유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럽이 백신 보급이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미국의 백신 접종자가 10만명당 1만130명인데 반해 유럽연합(EU)의 경우 3220명에 불과합니다. 또 유럽연합(EU)이 가장 많은 양을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3상 임상에 결함이 지적되고 예방율로 60%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EU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은 줄줄이 효능 입증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제한했습니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스위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승인을 아예 보류하고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율은 60%대로 전 국민이 접종을 받아도 집단면역 수준인 70~75%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호주는 화이자 백신을 더 사오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백신만 어느 정도 보급되면 경제가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소비 수요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부양책으로 미국의 가계 소득은 오히려 늘었고, 이는 봉쇄 속에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돈이 추가 저축됐습니다. 12월에도 미국의 저축률은 13%를 넘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두 배 수준입니다. 이 돈이 곧 몰려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 경제에 대한 뷰는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총재의 CNBC 인터뷰에서 확인됩니다.
메스터 총재는 "① 백신은 코로나 터널의 끝을 나타낸다 ②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경기가 급격히 살아날 것이다 ③ 당분간 미국 경제는 통화정책의 지지가 필요하다 ④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자수는 누적 확진자수를 넘어섰습니다. 모두 70여개국에서 1억734만회분의 백신이 접종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 1억501만명보다 많아진 겁니다.
인구 대비 백신접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이스라엘로 10만명당 6만140명에 달했고, 이어 아랍에미리트(UAE)가 3만6040명, 세이셸군도가 3만1380명, 영국이 1만5500명, 바레인이 1만290명, 미국이 1만130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이런 상황은 한국 원화도 당분간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국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도 못한데다, 특히 확보한 백신 중 가장 많은 게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입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시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강하게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1.08%, S&P 500 지수는 1.09% 올랐고 나스닥은 1.23% 치솟았습니다. S&P 500 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치에 올랐습니다.펀더멘털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의 80% 이상이 예상을 넘었고, 코로나 증가세가 꺾이면서 1월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시했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3만3000 명 감소한 77만9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예상치 83만명을 대폭 밑돌았습니다. 3주 연속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전날 1월 민간고용도 17만명 증가로 예상보다 증가폭이 컸죠. 이에 따라 5일 아침 발표될 1월 고용지표에 대한 희망적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장주문도 1.1% 늘어 8개월 연속 증가했고 예상 증가치(0.7%)보다도 많았습니다.
또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에 이어 이날 페이팔, 이베이 등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베이는 5.3% 올랐고 페이팔은 7.4% 뛰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의 83%가 예상보다 좋은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12월 초만 해도 월가 콘센서스는 4분기 S&P 500 기업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0.1% 감소한다는 것이었는데, 현재까지는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2분기 시작될 경기 회복과 함께 본격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올해 순이익은 23.5% 상승(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2.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애플과 현대차그룹간 '애플카' 생산 합의가 임박했다는 CNBC 보도에 따라 애플 주가가 2.58%나 급등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애플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도 '애플카' 뉴스 소식이 나온 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이 애플카,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참여를 지지한다는 뜻입니다.여기에 지난 12월 월가 예상보다 나은 경기 전망을 내놓아 테이퍼링(매월 채권매입액을 줄여가는 것) 논란을 촉발했던 미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회복세가 약간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는 올해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올해 태이퍼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초 "빠른 시일 내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해 테이퍼링 논란에 불을 붙였던 장본인입니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금의 주가 수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Fed가 자산매입에서 물러서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뚜렷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면서, 미 달러화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ICE 달러인덱스는 0.5% 상승한 91.509로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금값은 이날 온스당 2.4% 급락한 1,791.20달러에 거래를 마쳐 1800달러선 밑으로 추락했습니다. 이것도 달러화 강세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값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이 18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건 작년 11월 말 이후 처음입니다.올들어 달러화 가치가 오른 건 일시반등이란 게 전반적 컨센서스지만, 이런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문가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가 다시 글로벌 경제보다 회복에서 앞서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는 결국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는가'에서 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말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추가 2억회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하면서 모두 12억회분, 올해 안으로 6억회분을 확보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현재 하루 접종횟수는 7일 이동평균 기준으로 130만명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100일간 하루 100만명씩 접종시키겠다는 계획을 하루 150만명으로 바꿨습니다.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오는 6~7월께 집단면역 수준인 총 인구의 70~75%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올 여름이면 코로나를 극복하고 경제를 완전 재가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달러화를 받치고 있는 겁니다.
총인구 대비 접종률이 50%를 넘은 이스라엘에서도 긍정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신을 먼저 맞은 60대의 감염률이 젊은 층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지난해 1, 2차 확산 때는 없던 현상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날 '백신 접종율이 환율을 움직인다'(Vaccination Rates Are Driving Many Currencies)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세계 15개 국(경제규모 순)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백신 접종율이 가장 높은 5개국 중 브렉시트를 한 영국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국은 1월에도 달러 대비 통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가 외환 거래 환경을 바꾸고 있다. 중앙은행 금리 전망과 성장 차이가 환율 차이를 만들었던 시대는 지났고, 지금 환 트레이더들은 백신과 외환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환거래업체인 미디오라넘의 찰스 디벨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속도와 이에 따른 감염률 감소 추세는 누가 가장 빨리 경제를 재가동할 것인지 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환트레이더는 빠른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게 빠른 경제 회복과 통화 강세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뒤 호주 달러는 급락했습니다. 호주는 확보한 백신의 대다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입니다.
930만명 인구중 500만명이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선 통화 강세가 이어지자, 지난 14일 중앙은행이 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시장 개입을 발표했습니다.
BNY멜론의 존 벨리스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및 인도네시아 루피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백신 보급이 지연되고 있어 성장 전망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백신 보급이 작년 12 월 중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의 코로나 백신 트레커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인구 75% 접종이 가능합니다.
현재 달러화 강세는 많은 부분 유로화 약세에 기인합니다. 유로/달러는 이날 0.6% 낮아진 1.1963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1.20선이 깨진 겁니다.6개국 통화에 대비한 가치를 나타나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바스켓의 60% 가량이 유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럽이 백신 보급이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미국의 백신 접종자가 10만명당 1만130명인데 반해 유럽연합(EU)의 경우 3220명에 불과합니다. 또 유럽연합(EU)이 가장 많은 양을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3상 임상에 결함이 지적되고 예방율로 60%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EU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은 줄줄이 효능 입증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고령층에 대한 접종을 제한했습니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스위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승인을 아예 보류하고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율은 60%대로 전 국민이 접종을 받아도 집단면역 수준인 70~75%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호주는 화이자 백신을 더 사오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백신만 어느 정도 보급되면 경제가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소비 수요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부양책으로 미국의 가계 소득은 오히려 늘었고, 이는 봉쇄 속에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돈이 추가 저축됐습니다. 12월에도 미국의 저축률은 13%를 넘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두 배 수준입니다. 이 돈이 곧 몰려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 경제에 대한 뷰는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총재의 CNBC 인터뷰에서 확인됩니다.
메스터 총재는 "① 백신은 코로나 터널의 끝을 나타낸다 ②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경기가 급격히 살아날 것이다 ③ 당분간 미국 경제는 통화정책의 지지가 필요하다 ④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자수는 누적 확진자수를 넘어섰습니다. 모두 70여개국에서 1억734만회분의 백신이 접종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 1억501만명보다 많아진 겁니다.
인구 대비 백신접종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이스라엘로 10만명당 6만140명에 달했고, 이어 아랍에미리트(UAE)가 3만6040명, 세이셸군도가 3만1380명, 영국이 1만5500명, 바레인이 1만290명, 미국이 1만130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이런 상황은 한국 원화도 당분간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국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도 못한데다, 특히 확보한 백신 중 가장 많은 게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입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