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 달랬지만…삼성·LG까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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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난 4일 성과급 노사합의
PS 산정방식 변경 + 우리사주 지급
삼성 반도체 "스마트폰·TV보다 왜 적냐"
LG에너지솔루션 "합당한 보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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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노사협의회에서 내년부터 초과이익 분배금(PS) 산정 기준 지표를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하기로 합의를 이뤘다. 또 우리사주를 구성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400%를 PS로 지급하겠다고 밝히자 임직원 및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점에서다. SK하이닉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이들은 PS의 산정 방식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요구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임원들이 참석한 M16 준공식에서 시위를 열었고, 입사 4년차임을 밝힌 한 직원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적으로 '항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삼성전자 등 경쟁사 경력직 지원 인증 게시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SK하이닉스는 일단 성과급 논란을 봉합하는 모양새지만, 불씨가 다른 기업들로 번지는 모습이다. SK그룹의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노조는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SK텔레콤은 신청자에 한해 지난 3일 주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이를 받아든 직원들 사이에서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기본급 245%) 직원들은 같은 회사였던 LG화학(300~400%)에 비해 성과급 잠정안이 적은 것과 관련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공식 제기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LG전자는 이달 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벌써부터 블라인드에는 성과급이 적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