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올해는 코로나가 물러났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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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8
설날 아침에는 흔히 떡국을 먹고 웃어른께 문안 인사를 다닌다. 이를 '절인사'설날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우리나라에서 음력 1월 1일, 즉 정월 초하룻날을 명절로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섣달 그믐날 밤 집 안 구석구석에 등불을 환하게 밝히고 밤을 새우는 풍습이 있었다. ‘섣달 그믐’은 살가운 순우리말인데, 요즘은 잘 안 써서 그런지 점차 말의 세력이 약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절을 하여 드리는 인사)라고 하는데, 설에 드리는 절을 특히 '세배(歲拜)'라고 한다.
이때 아랫사람은 '절문안'을 하고 웃어른은 '덕담'을 건넨다.
‘새해 첫날’ 양력·음력 두 번 지내 ‘이중과세’
‘섣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 즉 12월을 가리킨다. ‘그믐’이란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을 뜻한다. 섣달 그믐 다음 날이 새해 첫날, 곧 설이다. 그 설을 조상들은 밤을 새워 맞았으니 해(歲·세)를 지킨 셈이다. 이를 ‘수세(守歲)’라 하며, 우리 고유어로는 ‘해지킴’이라 부른다.설날 아침에는 흔히 떡국을 먹고 웃어른께 문안 인사를 다닌다. 이를 ‘절인사’(절을 하여 드리는 인사)라고 하는데, 설에 드리는 절을 특히 ‘세배(歲拜)’라고 한다. 이때 아랫사람은 ‘절문안’(절을 하면서 웃어른께 안부를 여쭘)을 하고 웃어른은 ‘덕담’을 건넨다. 예전에는 절문안으로 “과세 안녕하십니까” “만수무강하십시오” 같은 게 많이 쓰였다. 요즘은 이런 격식 있는 말보다는 대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십시오” 정도를 쓰면 무난할 것 같다. 다만 ‘과세(過歲)’는 한자어라서 그런지 젊은 층에서 다소 낯설어 하는데, 설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이라 알아둘 만하다. ‘지날 과(過), 해 세(歲)’ 자다. ‘해를 보내다’란 뜻이다. 이를 우리는 “설을 쇤다”고 했다. ‘쇠다’란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해 지내다’라는 의미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을 쇠고, 환갑을 쇠고, 생일을 쇠었다. 그러니 “과세 안녕하십니까”란 “설을 잘 쇠셨습니까” 하고 여쭙는 말이다.한자 의식이 흐려진 요즘은 한글로 ‘과세’라고 하면 자칫 ‘세금을 매긴다’는 과세(課稅)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새해 첫날을 양력과 음력으로 두 차례에 걸쳐 쇤다는 뜻에서 ‘이중과세(二重過歲)’란 말도 생겼는데, 이 역시 세금을 이중으로 물린다는 뜻의 ‘이중과세(二重課稅)’로 생각할 듯하다. 모두 우리말 어휘이니 함께 알아두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