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印度) 정부 "어린이 4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이미 감염"

3차 혈청 조사 "전체 대상자 중에서는 21%서 항체 발견"
워싱턴포스트 "도시 인구 상당수 이미 감염된 듯"
인도의 주민 상당수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는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어린이 4명 중 1명꼴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5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정부 기관인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는 전날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감염 관련 혈청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ICMR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전국 3만5천7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ICMR은 "조사 대상자 중 10∼17세의 경우 25.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체 대상자 중 항체 형성 비율은 21.5%로 이보다 다소 낮았다.

ICMR의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인도 인구 13억8천만명 가운데 약 3억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 셈이다.

ICMR은 지난해 5∼6월, 8∼9월에 이어 3번째로 이러한 조사를 진행했다. 앞선 1, 2차 조사에서는 대상자의 0.7%와 7.1%가 각각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ICMR의 이번 수치는 최근 다른 기관 조사 결과보다 낮게 나왔다.

최근 진단업체인 티로케어 테크놀로지는 로이터통신에 인도 전역 70만 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5%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뉴델리 당국이 지난달 진행한 조사에서도 주민의 56%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80만2천591명으로 전날보다 1만2천408명 증가했다.

누적 사망자 수와 신규 사망자 수는 각각 15만4천823명과 12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의 폭증세를 보였지만, 같은 해 10월 하순부터 5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만 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인도의 감염자 수가 이처럼 급감한 이유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높은 젊은 층 인구 비중, 공식 통계의 오류, 면역력이 강한 인도인의 체질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어느 주장도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되면서 인도의 확산세가 꺾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사티엔다르 자인 뉴델리 보건부 장관은 2일 "뉴델리는 조금씩 집단면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일단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전염병학자를 인용해 "적어도 인도의 도시들에서는 인구의 상당수가 이미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항체 형성률 조사를 살펴보면 실제 감염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도시에서의 방역 노력은 대체로 실패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