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이 된 탈북민들…발상의 전환 이끄는 지성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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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귀농 사업 예산 확보한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탈북민 3만명 시대다. 그러나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한국사회 정착에 실패하는 경우가 상당수라서다. 각종 기술 훈련 등을 정부에서 제공해주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게 탈북민들의 입장.
지난해 탈북민 영농정착지원 위한 예산 추가 확보하기도
"흑마늘·밤·황태·쌀·전복…전국 곳곳에 탈북민 출신 대농 있어"
"남북 주민들이 한 공간에서 일해보는 것도 통일 위한 길"
이 같은 상황에서 탈북민들 귀농에 주목한 정치인이 있다.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사진)이다. 그는 지난 4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사회적 기업으로까지 변신하려는 탈북민 출신 영농인들이 있다"며 자신이 다녀온 경기 가평의 한 황태덕장 일화를 소개했다.지난해 탈북민들의 영농정착지원을 위한 예산을 추가 확보한 그는 "충북 음성에는 흑마늘을 키우는 분이 있다. 충북 충주 밤 농사를 짓는 분은 대농이다. 전북 군산에는 쌀농사를 짓는 부부도 있고 전남 강진에는 전복 양식을 하는 분도 있다"며 "영농으로 성공한 탈북민들은 한결같이 노력한 만큼 수익이 보장돼 안정적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 "탈북민이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한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며 일을 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길 아닐까 싶다"며 향후 국회 차원에서 탈북민들 귀농을 돕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성호 의원과의 일문일답
◆ 탈북민들의 귀농 독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탈북민들이 성공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긴다. 현재 남한 정착 탈북민은 3만3000여명이다. 사선을 넘어 이 땅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성공적 자립은 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고 탈북민들의 귀농, 자영업 등 성공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많은 탈북민들이 북한과 중국에서 농촌 생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에게 귀농은 높은 수익도 보장되고 안정적인 정착 지원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귀농은 도시 생활에서 발생하는 정착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취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인관계, 사회성 문제, 남북문화차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됐다. 자유의 땅에서 크게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지난해 예산도 확보했다고 들었다. 올해 어떻게 집행되는가?
남북하나재단 영농정착지원 기존 예산 5억6000만원이었는데 늘어나는 귀농 귀촌 탈북민 증가속도를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관계부처에서 예산 증액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못했다. 제가 국회에 들어와서 목소리를 내 지난해 2억4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2021년부터 집행을 앞두고 있다. 본 예산을 확보하는데 새벽 5시까지 기재부를 설득했다. 다행히 정부안에 최종 반영돼 영농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이 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영농정착지원 프로그램은 2011년부터 시작 지금까지 123명 안착했다. 지난해까지 영농지원 20명이었지만, 예산 증액에 따라 30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는 영농교육, 영농실습, 영농창업 등 3단계 지원, 교육실습생에게 월 80만원 지급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귀농 탈북민의 85%가 정착에 성공했다고도 한다. 실제 탈북민들 반응은 어떠한가?
북한의 농촌은 기계화·자동화돼 있지 않아 중노동에 시달렸던 부정적 인식이 박혀있다. 대다수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도착해 도시의 삶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시 생활은 경쟁도 치열할 뿐만 아니라 정착도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기도 하고, 주변에 영농으로 크게 성공한 탈북민들의 사례를 보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남북하나재단이 영농정착지원 연 20명 선발에 두 배 이상이 지원하고 있다. 영농정착과 관련된 상담 건수도 300명 이상이다.◆ 기억에 남는 탈북민 귀농 정착 사례가 있는가?
최근 가평의 탈북민 운영 황태덕장을 다녀왔다. 인상 깊었던 것은 사회적 기업까지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탈북민이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한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며 일을 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길 아닐까 싶다. 충북 음성에는 흑마늘을 키우는 분이 있다. 충북 충주 밤 농사를 짓는 분은 대농이다. 전북 군산에는 쌀농사를 짓는 부부도 있고 전남 강진에는 전복 양식을 하는 분도 있다. 영농으로 성공한 탈북민들이 한결같이 말하기를 노력한 만큼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한다. 실제로 영농에 종사하는 탈북민들을 만나보면 확실히 여유가 있고 넉넉함이 얼굴에 묻어 있다.◆ 이제 막 200명을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영농업 탈북민은 지금까지 123명으로 집계된다. 탈북민이 생산한 농산물 품질은 좋지만 판로 개척이 어렵다. 영농을 시작해 2~3년 동안은 농법과 대한민국의 농촌 시스템을 익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한다고도 한다.◆ 탈북민 귀농을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돼 있나.
농어촌은 대부분 가족과 친척 단위로 뭉쳐 있어 외부인이 정착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탈북민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또한 북한과 달리 남한의 농촌은 전부 자동화되어 있다. 기초교육, 실습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와 지원체계도 확대되어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입법 활동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내용도 있는지.
영농으로 연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는 탈북민이 100명, 200명씩 성공적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게 목표다. 영농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보아, 향후 탈북민들이 영농으로 성공할 수 있게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현장 방문 등 영농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해 탈북민들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