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피로회복제' 대명사 아로나민, 흡수율 높은 활성 비타민이 성공 비결
입력
수정
지면A17
약 이야기이번 ‘약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동제약의 활성 비타민 영양제 ‘아로나민’입니다. TV나 신문 광고를 통해 자주 접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피로해소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제품입니다.
팔린 알약 늘어놓으면 14만
골드·씨플러스 등 5가지 '맞춤형'
수요자 상태·특성 맞춰 선택
독자 개발 푸르설티아민 원료
활성 비타민 본고장 日에 수출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가 아로나민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1960년대에 출시된 ‘역사와 전통의 영양제’란 사실입니다. 국내 첫 가루형 비타민C 제품인 레모나가 출시된 해가 1983년이니, 아로나민의 헤리티지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1960년대는 그야말로 못 살던 시절이었습니다. 일동제약은 고된 노동과 과로, 영양결핍에 시달리던 국민을 위한 영양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과 대사, 신경 작용 등에 관여하는 비타민B를 함유한 영양제 개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비타민B가 당시 국민이 흔히 시달리던 육체 피로와 체력 저하, 신경·관절통, 어깨결림 등을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일동제약의 ‘대담한 한 수’는 여기에서 나옵니다. 일반 비타민보다 체내 흡수가 2~3배가량 잘 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화 비타민 제제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독자 기술로 활성 비타민B1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 일동제약은 마침내 1963년 ‘아로나민정’을 선보이게 됩니다.
일동제약은 당시 기준 파격적인 광고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아로나민정을 국민에게 각인시킵니다. 1960년대 최고 인기 스포츠선수였던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 김기수 선수 후원과 함께 ‘체력은 국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죠. 이 광고는 국내 스포츠 마케팅의 효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1년 진행한 ‘의지의 한국인’이란 캠페인 광고는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시죠.일동제약에 따르면 발매 후 지금까지 판매된 아로나민은 95억 정에 달합니다. 1.5㎝ 크기의 알약을 한 줄로 늘어뜨리면 약 14만㎞가 된다고 합니다. 지구 둘레 한 바퀴가 4만2000㎞니까, 세 바퀴를 두르고도 남는 양이 되겠네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아로나민 시리즈는 △활성 비타민 피로해소제 콘셉트의 아로나민골드 △고함량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이 보강된 아로나민씨플러스 △22종의 유효성분이 함유된 종합영양제 아로나민실버프리미엄 △고함량 비타민B군 보충제 아로나민이맥스플러스 △눈 건강을 위한 아로나민아이 등으로 총 다섯 가지입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로나민의 강점 중 하나는 필요한 성분을 적정하게 담아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구성을 통해 수요자의 상태와 특성에 맞게 적절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세분화한 것도 아로나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일동제약은 아로나민에 들어가는 활성 비타민B1으로 푸르설티아민(fursultiamine)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푸르설티아민의 최대 장점은 뇌세포막 통과가 가능해 뇌에도 비타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죠. 일동제약은 오랜 두뇌 활동으로 지치기 쉬운 수험생과 직장인들을 겨냥해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이 독자 기술로 개발해 자체 생산 중인 푸르설티아민 원료는 활성 비타민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으로도 수출되고 있습니다.
아로나민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반의약품 판매 1위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적으로 미뤄볼 때 지난해에도 1위 타이틀을 수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60년의 헤리티지를 지켜오는 아로나민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