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국회가 너무 크면 똑바로 못간다"

巨與의 과도한 '돈풀기' 압박에
'재정 소신' 지키며 불편함 피력
與 "洪부총리, 자기확신 절제를"
< 곤혹스러운 洪부총리 > 재정 운용을 놓고 여당과 대립하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소신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재정 건전성을 살펴야 하는 재정당국의 시각을 존중해 달라”고 했다. 홍 부총리가 답변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거대 여당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돈풀기’ 요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소신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재정당국이 재정 건전성을 보는 시각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다른 국가보다 좋다지만 올해 47%, 내년 50%를 넘는다”며 “부채 증가 속도와 국가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재정의 엄중한 측면을 말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대정부 질문에서는 홍 부총리를 향한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의 곳간 못지않게 국민의 곳간도 생각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이병훈 의원은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 상황”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여당과의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에는 부담감을 나타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근본적인 부분이 아닌 방법론적인 부분에 대한 이견으로 항상 존재하던 것”이라며 “언론에서 큰 싸움이 난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침소봉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에 대해 “국민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두 수레바퀴”라며 “한쪽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똑바로 가지 못한다”고 비유했다. 여당의 힘이 과도하게 정부를 압박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정부 질문에 앞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재정 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여당 중진 의원들의 압박이 이어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발상의 전환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경목/김소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