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앞에서 지갑을 열까 말까 고민하는 기자의 표정을 순식간에 간파한 것일까. 상인은 "인근 바다에서 오늘 갓 잡아 신선하다"며 간만에 맞이한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은 기자가 내미는 1천 루블짜리 지폐 1장을 기다렸다는 듯 낚아채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는 도롯가에서 엄동설한에 난로도 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도롯가 주변 마을에 사는 상인은 "먹고 살 다른 방도가 없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상인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려 8시간을 이런 방식으로 장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입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손에 쥐는 돈이 그리 많지 않으며 나머지는 모두 도매상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수산자원이 풍부한 연해주에선 이처럼 도롯가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간이 노점상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날 기자가 도로를 지나며 발견한 간이노점만 해도 10곳이 넘었다.
생계를 위해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롯가로 대거 뛰어들면서 행정당국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도롯가에서 수산물이 대량 유통될 경우 먹거리 위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지 매체인 '보스토크미디어'는 작년 11월 연해주 정부가 도롯가에서의 수산물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시 책임자의 경우 최대 5만 루블(74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