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앓는 원로 여배우 윤정희 가족들로부터 '방치' 논란

사진=연합뉴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원로배우 윤정희 씨(77)가 프랑스 파리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75)와 딸로부터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 씨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남편과 별거 상태인 윤 씨가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덧붙였다.게시글에는 백 씨와 딸이 윤 씨와 형제들의 만남을 막아서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청원인은 "딸에게 (윤 씨의)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했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방문은 3개월에 한 번씩 2시간"이라고 적었다. 이어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백 씨는 7일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백 씨는 "해당 내용은 거짓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게시글의 내용과 다르게 (윤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도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고 했다.

윤 씨는 1963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원로배우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알츠하이머 환자 역할로 출연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윤 씨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투병 소식은 2019년 알려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