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최우선 가치" CEO 언급에도 포스코 또 사망사고

안전보건조치 위반 무더기 적발…3년간 노동당국 감독 6차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경영활동 최우선을 안전에 두겠다고 밝혔음에도 포스코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아 사내외에서 비판이 나온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언로더를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 A(35)씨가 숨졌다.

언로더는 철광석이나 석탄 등을 옮기는 데 쓰는 크레인이다.

이번 사고는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된 뒤 발생해 심각성을 더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산재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 명이 숨졌다.

지난해 12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소결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집진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23일에는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야간근무 출근 도중 제철소 내 도로에서 25t 덤프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3년간 정기감독, 기획감독, 특별감독을 6차례 해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33명을 투입해 포항제철소 사업장 전반 안전보건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31건을 적발했다.

포스코는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 1조3천157억 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간 1조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4일 시무식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며 말했고, 최근 그룹운영회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최고경영자의 잇따른 언급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재발하면서 이런 대책과 발언에 실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비상대책위원은 "회사는 1조 원 이상을 들여 작업 현장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집진기 등을 제외하면 별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없다"며 "실질적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 대책 마련에 직원과 노조가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