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물렀거라" 광화문에 '문배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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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금갑장문 그려진 그림 설치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오는 11일부터 광화문에 금갑장군(황금빛 갑옷을 입은 장군)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를 설치한다고 8일 밝혔다. 신년을 맞아 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극복을 기원하는 의미다.
코로나19 극복과 신년 복 기원
'문배'는 정월 초하루 궁궐 정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그림을 붙이는 풍속이다. 문배도는 도화서에서 제작했다. 이같은 풍속은 조선 후기 이후 민간에도 확산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배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문헌인 '열양세시기', '동국세시기', '육전조례'에 수록돼다. 하지만 그간 도상의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5년 미국 워싱턴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과정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공사관 복원.재현 작업을 진행하던 중 미국 의회도서관이 소장한 사진을 발굴한 것. 여기서 1881∼1882년께 광화문에 붙인 문배도의 구체적인 도상이 확인됐다. 또 19세기 말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가 붙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하지만 이 문배도는 도상의 일부만 남아 완전한 재현이 어려웠다. 이번에 부착하는 문배도는 왕실과의 연계성을 보이며 유일하게 완형이 남아 있는 안동 풍산류씨 하회마을 화경당 본가 소장 유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문배도는 종이로 제작해 붙이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거할 땐 광화문이 훼손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현수막 상태로 제작해 내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