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車 사세요"…1.6조원 현금 쏟아부은 테슬라

세계 기업에 파급효과 예상
"향후 디지털 자산 투자 더 늘릴 수 있어" 밝혀
머스크 작년말엔 "비트코인 대량거래 가능한가" 묻기도
테슬라가 보유현금분을 대거 비트코인으로 바꿨다. 비트코인을 차량 결제수단으로도 인정한다.

전문가들은 세계 1위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본격 도입하면서 다른 기업으로도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상화폐가 세계 주요기업 결제수단으로도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비트코인 15억달러(약 1조 6815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번 비트코인 투자에 보유 현금 상당부분을 썼다. 작년 말 기준 테슬라 현금과 현금등가물은 총 190억달러 가량이었다. 15억달러만큼을 매입했으니 이중 7.8% 가량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셈이다.

테슬라는 소비자가 테슬라 전기차를 살 때 비트코인으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최초로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기업이 된다. 테슬라는 "향후에도 기존 자산 일부를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앞서 작년 12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보유 현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시장정보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에게 비트코인으로 대규모 거래가 가능한지 질문했다. 세일러 CEO가 "테슬라가 보유중인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면 주주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세일러 CEO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발표 이후 다른 기업도 테슬라의 조치를 따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자산운용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매입은 전세계 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며 "향후 거래적 관점에서 비트코인 활용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보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했다. 이날 3만8871.4달러였던 비트코인은 4만35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